이재현 대전둔원고등학교장

여름이 시작되는 6월, 요즘은 무더위가 한여름 같다. 이 정도 되면 학생들은 공부에 열중하고 집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아이들은 옛날처럼 참지도 않는다. 바로 선생님께 건의 하거나 집에 가서 얘기한다. 냉방이 없는 학교는 생각할 수 없다. 학습을 통해서 지식과 전통을 전수 받는 것은 교육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살며 배우며 성취하는 생노병사의 과정에서 늘 함께하는 친구와 같다. 학교생활 속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찾게 되는데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학원이나 과외보다 인간관계가 살아 숨 쉬고 호연지기의 삶의 의미를 찾는 학교이다.

오늘날 우리의 걱정은 바로 학교에서 실패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1983년 고영희 교수가 쓴 ‘학생들은 학교에서 어떻게 실패하는가’라는 책이 있다. 그 때부터 교직생활을 시작한 나로서는 이 책의 의미와 시사점이 37년이 지난 지금도 현장교육에서 등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고 교수는 지적능력과 적응능력이 뛰어난 모범 학생의 공통점은 다양한 환경에서 새롭고 곤란한 상황에서 잘 행동하고 문제에 잘 대처한다. 그들은 풍부한 상상력으로 대답하고 재치 있게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문제를 풀지 못하더라고 좌절하지 않고 실수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것을 배운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학습에 자신을 가지며 자신을 존경한다. 반면에 능력이 미진한 학생들은 지능이 다소 부족할 뿐이고 암기에 약하며 이해력이 부족하고 응용능력이 떨어질 뿐인데 문제는 전혀 다른 형태의 행동과 태도에서 나타난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호기심이 적고 현재의 학습과 현실에 관심이 적으며 공상적인 삶에 더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무엇이든 해결하고 성취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두려워하며 절망에 빠진다. 당연히 학교나 집 어디를 가도 그들에게는 책망과 처벌뿐이다. 그들에게 학폭의 규정이 약이 되겠는가? 문제의 근원을 찾아야 한다. 과거의 경험과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된다.

우리교육은 이렇게 양분된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과정과 학습을 제공하고 만족하며 행복하고 건강한 삶에 대한 목표와 성취감을 주지 못한 잘못이 크다. 숫자로 기초미달 학생이 몇%인가 하는 것은 학생개인에게 큰 의미가 없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은 국영수와는 관계가 적다. 비록 뒤처지는 아이들이라도 부적응행동을 보이는 우리가 나쁜 학생이라고 보는 아이들도 새로운 눈으로 바라다보아야 하며 그들에게 이해와 화해 인정을 통해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학교가 길을 열고 만드는 것 이것이 현실교육이고 미래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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