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휴지 등 무료 제공 폐지
최저임금 여파… 서비스 유료화
소비자 “기본인데… 너무하다”

▲ 대전 서구에 위치한 한 피시방은 무료로 제공하던 휴지를 전부 없애고 휴지 자판기 설치해 유료로 판매를 하고 있다. 사진=이심건 기자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화장실에 휴지가 비치돼 있지 않습니다. 휴지 사용을 원하는 분은 자판기에서 휴지를 구입해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되레 서민들의 삶을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원재료와 임차료,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촉발된 물가 인상이 밑바닥을 훑고 지나가면서 그동안 무료 제공이 당연시돼 왔던 생수나 휴지 등의 물건이 유료로 전환되고 있다. 인건비 비중이 큰 소규모 자영업, 외식업계에서 당장 양을 줄이거나 공짜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는 PC방은 개업 당시 정수기를 설치하지 않았다. 물 마시기를 원하는 손님이 오면 생수를 사서 먹으라고 답변을 하고 있다.

대전 서구에 위치한 다른 피시방 역시 무료로 제공하던 휴지를 전부 없앴다. 대신 휴지 자판기 설치해 유료로 판매를 하고 있다.

대전의 한 식당은 처음 500㎖짜리 생수를 제공하고 그 뒤 추가로 물을 원하는 손님에게 판매를 한다. 한 백반 식당은 올해부터 순두부찌개에 계란을 뺐다. 계란이 없다고 항의하는 손님에게만 계란을 추가해준다.

인근의 즉석 떡볶이를 파는 식당 역시 과거 2인분 기준으로 삶은 계란 두 개를 넣었으나 추가 요금을 내면 넣어주는 것으로 바꿨다. 불고기 백반 가게 역시 밥과 함께 기본으로 제공하던 계란 프라이를 없애고 ‘옛날 소시지’ 부침으로 교체했다.

한국에 ‘식전 빵 무료 제공’이라는 문화를 보급하다시피 한 패밀리 레스토랑도 비용 상승으로 지난해부터 이를 폐지하고 있다.

TGI프라이데이는 최저 임금 인상이 시행된 지난해 1월 1일부터 식전 빵 제공을 중단했다. 대신 식전 메뉴로 ‘BLT나초칩’과 ‘토마토 부르스케타’를 내놓았는데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2000원짜리 유료 메뉴다.

소비자들 기본 제공 품목인데 돈 받는 건 너무하다는 입장이다.

PC방 손님인 박모(34) 씨는 “화장실에 가려고 휴지를 찾았는데 안 보여 종업원에게 달라고 하니 자판기에서 구입해 사용해 달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최저임금이 올라서 이용 요금을 올리는 건 이해가 되지만 기본적으로 제공되던 서비스를 유료로 바꾸는 건 갈수록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은 원재료와 임차료, 최저임금 인상 등을 감당할 수 없어 무료로 제공 중이던 서비스는 유료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PC방 사장 김모(43) 씨는 “원재료와 임금 등을 올라가고 소비심리는 악화돼 장사가 되지 않으면 자영업자는 종업원을 줄이고 가격을 올리수밖에 없다”면서 “무료 서비스의 유료 전환 역시 불가피한 측면으로 갈수록 이런 현상은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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