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길주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남지사장

올해 3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은 25%다. 이처럼 살벌한 취업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리 청년들의 어려움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 뛰어난 스펙을 갖춘 구직자들이 즐비하지만, 현장에서는 필요한 실무능력을 갖춘 사람을 채용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어렵게 채용하더라도 추가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결국 퇴사하는 경우도 다반사라며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이렇듯 최근 취업시장에서는 ‘일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일 할 수 없는 사람도 많은 기이한 현상’ 즉,구직자와 기업 간 미스매치(Mismatch)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무능력을 갖춘 현장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수요-공급 관계의 매칭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5년부터 고용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과정평가형자격을 시행하고 있다. 과정평가형자격 제도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중심으로 설계된 교육·훈련과정을 이수하고, 내·외부평가에 합격한 사람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기업체에서는 구직자의 실무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과정평가형자격의 확산을 반기고 있다. 또 과정평가형 자격증에는 훈련기관, 교육과정 및 교육내용이 명시돼 있어 구직자의 역량이 회사의 필요에 부합하는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실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기존의 검정형 자격취득자에 비해 과정평가형 자격 취득자는 취업률, 취업 소요기간, 고용유지기간 측면에서 높은 성과를 보였다. 신입사원의 현장직무 적응기간도 자격 미 취득자가 5.8개월, 검정형 자격 취득자가 4.6개월인데 반해 과정평가형 자격취득자는 3.8개월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과정평가형 자격제도는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와 그들을 고용하는 기업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자격 취득의 진입장벽이 낮아진다는 이점이 있다. 기존의 검정형 자격은 자격등급별로 학력 및 경력에 따라 응시자격에 제한이 있었다. 반면에 과정평가형 자격은 교육·훈련 과정 등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학력과 경력의 제한 없이 원하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올해 과정평가형 제도로 취득 가능한 자격은 총 143개 종목이다. 지난해에 비해 32개 종목이 늘어났으며 올해 2월을 기준으로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 취득자는 5000명을 돌파했다.

최근 채용 트렌드의 핵심이 ‘실력중심채용’인 만큼 과정평가형 자격은 지속적으로 확산돼야 한다. 충남지역은 올해 11개 기관에서 36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4년제 대학부터 전문대학, 특성화고 및 직업학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2022년까지 과정평가형 자격취득자를 6만 명 수준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구직자와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이 제도가 우리 지역에 더욱 확산된다면 지역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원스톱 솔루션(One-stop Solution)’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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