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귀한 군주가 충성스러운 신하를 잘 제어하면, 오래도록 즐거움을 누릴 수 있고 공적과 명예를 이룰 수 있다. 명성과 실질은 서로 의존하며 이뤄지고, 형체와 그림자는 서로 호응하듯 존립한다(명실상지이성 형여상응이립:名實相持而成, 形影相應而立). 신하와 군주도 이처럼 기대하는 것은 같으나 직분은 각각 다르다(고신주동욕이이사:故臣主同欲而異使). 군주는 일을 할 때 신하가 호응하지 않는 것을 걱정한다(인주지충재막지응:人主之患在莫之應).

그래서 “한 손으로 박수를 쳐서는 제 아무리 빠르게 쳐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일수독박 수질무성:一手獨拍, 雖疾無聲)”라고 말한다.

신하는 군주의 뜻과 하나가 되지 못함을 걱정한다(인신지우 재부득일:人臣之憂在不得一). 그래서 “오른손으로 원을 그리고 왼손으로 사각형을 그리면 둘 다 완성할 수 없다(우수획원 좌수획방 불능양성:右手劃圓, 左手劃方, 不能兩成)”고 말한다. 또 “잘 다스려지는 나라에서는, 군주는 북채와 같고 신하는 북과 같으며, 신하의 재주는 마차와 같고 그의 직위는 마차를 끄는 말과 같다”고 한다.

이처럼 각각의 직분을 다하면서 서로 협조해야 나라가 편안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자주 발견된다. 비록 자신의 입장에 따라 서로 다투더라도, 결국은 공익(公益)을 위해서 서로 손뼉을 마주치며, 상생(相生)하는 모습은 이 나라를 더욱 발전시키는 본보기가 될 것이다.

<국전서예초대작가·청곡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