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아시아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북한 자강도로 번지면서 우리나라에도 방역 비상이 걸렸다. ASF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2700여건, 중국에서 130여건, 몽골에서 10여건이 발생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ASF 발병 사실을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고보하고,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ASF가 한반도 턱밑까지 다가와 양돈농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북한 접경지역 지자체들은 휴일인 어제도 방역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돼지, 멧돼지와 같은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에게만 감염되는 ASF는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이다. 주로 감염된 돼지의 눈물, 침과 같은 분비물을 통해 전파된다. 감염된 돼지나 돼지로부터 생산된 가공식품을 통해서도 퍼진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ASF에 일단 감염되면 살처분으로 대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피해가 커 ASF 바이러스 차단이 급선무다.

충청권 지자체들이 ASF 특별 관리에 돌입한 건 적절한 대처다. 전국에서 돼지 사육 두수가 가장 많은 충남 홍성군은 양돈농가별 담당관제를 도입하는 등 철통방역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방역망이 뚫리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청주공항에는 충북도내 유일한 검역장이 있다. 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여행객의 휴대축산물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사례가 있고 보면 검역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양돈농가 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방역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바이러스가 사멸하지 않은 육가공품이 ASF 감염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ASF 발병 국가에 대한 여행을 자제하고, 부득이 방문을 했다면 돼지 육가공품은 반입을 삼가야겠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양돈농가는 방역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충북도내에만 20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양돈농가에서 일하고 있다. ASF는 구제역보다 훨씬 피해가 크다고 한다. 방역의 고삐를 바싹 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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