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에서 김정은이 낫다" 발언
SNS에 전체발언 영상 게재
황교안 대표 사과에도 정면돌파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구)은 2일 “자신의 발언이 전체 맥락과 취지와는 다르게 논란이 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듣고, 보고, 판단하시라는 의미로 SNS에 전체 발언 동영상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논란에 대한 ‘추가 입장표명’에 대해 이 같이 밝혔으며, ‘황교안 대표의 사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다시 한번 똑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인사권자로서 대통령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한 얘기를 왜 왜곡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본질을 이야기하기 위해 비유를 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가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부적절하고 좀 과한 부분이 있었다"며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사과했지만, 정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은 “왜곡됐다”며 사실상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달 31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제4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하노이 노딜'의 책임으로 북한 외무성 실무자들이 처형되거나 숙청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김정은의 야만성에 몸서리 쳐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야만성과 비인간성, 불법성만 뺀다면 어떤 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나은 것 같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면서 "나라를 이끌어가려면 신상필벌을 분명히 해야 된다"며 "북한 핵미사일, 대미관계, 대일관계가 엉망진창이 됐는데 (문 대통령은) 책임져야 될 사람에게 책임을 아무도 묻지 않고 지지도 않고, 오히려 이번에 힘없는 외교부 참사관 한 명만 파면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누가 저쪽처럼 처형하라고 하냐. 책임은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렇게 얘기하는게 국회의원으로서 치욕스럽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책임지는 면에서 문 대통령보다 낫다"고 다시 한 번 밝혔다.

정 의장 발언에 연석회의에 모인 국회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 일부는 "큰일 날 발언"이라고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기도 했지만 정 의원의 말이 끝나자 "화끈하다", '시원하다"는 응원의 말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은 일제히 논평을 내고 정 의원의 제명과 사과를 촉구했지만 정 의원은 "악의를 가지고 왜곡하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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