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더선 인터뷰 "큰 경기에서 지면 정말 화나"

▲ [EPA=연합뉴스]
▲ (상파울루=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16년 만에 '조별리그 무승'의 치욕을 당하며 탈락의 비운을 맛본 손흥민이 2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1무 2패) 이후 16년 만이다. 2014.6.27 swim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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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 결승 앞둔 '울보' 손흥민의 각오 "다시는 울지 않겠다"

영국 일간지 더선 인터뷰 "큰 경기에서 지면 정말 화나"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큰 경기에서 패하면 정말 화가 나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에게 따라붙어 다니는 별명 가운데 하나가 울보다. 그냥 눈물을 짓는 수준이 아니라 오열에 가까울 정도로 울어서다.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알제리에 2-4로 패하고 난 뒤 그라운드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아쉬워하다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손흥민은 알제리를 상대로 월드컵 데뷔골을 터트렸지만, 패배에 서럽게 울었다.

그로부터 2년 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했던 손흥민은 또 한 번 대성통곡했다.

손흥민은 우루과이와 8강전에서 0-1 패배를 맛본 뒤 그라운드에 쓰러져 오열했다.

완벽한 득점 기회를 놓친 데다 결승 골의 빌미가 된 패스 실수가 자기 발끝에서 시작됐다는 자책감 때문이었다. 손흥민은 믹스트존에서도 눈물을 숨기지 못했다.

손흥민의 눈물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이어졌다.

'전차군단'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은 꾹꾹 참아왔던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앞선 눈물이 아쉬움 때문이었다면 당시 눈물은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었다.

손흥민은 또 한 번 '눈물'의 갈림길에 섰다. 이번엔 '꿈의 무대'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다.

손흥민은 한국시간 2일 오전 4시 스페인 마드리드 완타메트로폴리타노에서 리버풀(잉글랜드)과 결승전을 준비한다.

손흥민은 1일 영국 일간지 더선과 인터뷰에서 "나는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다. 모든 선수가 그렇겠지만 나는 정말로 큰 경기에서 패하면 화가 난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월드컵 무대에서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때 내 경기력에 실망했다.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하지만 그러는 동안 많이 배웠다.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고 11개월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결승에서 패하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나'라는 질문에 손흥민은 "눈물이 나는 것을 멈출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울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눈물은 그냥 터져 나온다"라고 대답했다.

손흥민은 그러나 "2014년 월드컵 때도 울었고, 4년 뒤 러시아에서도 울었다"라며 "이제는 다시 울지 않을 것이다. 내가 감수성이 예민해서가 아니다. 절대 이번에는 패하고 싶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20골을 쏟아내며 토트넘의 핵심 골잡이로 활약했다. 특히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핵심 역할을 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8강 1, 2차전에서 3골을 쏟아내며 토트넘의 결승 진출의 일등공신으로 나섰다.

더선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번 시즌 손흥민이 선발로 출전한 37경기에서 23승 3무 11패(승률 62%)를 거뒀다.

반면 교체로 나선 20경기에서는 10승 2무 8패(승률 50%)를 거뒀다. 손흥민의 결승전 선발출전이 토트넘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손흥민은 "선수는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계속 뛰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불행한 결말을 얻을 수 있다"라며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나서는 만큼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고 싶다"고 결의를 보였다.

그는 자신의 별명 가운데 하나인 '손샤인(Son Shine)'을 빗대 "태양이 뜨면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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