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80개소 사망자·중상자 63.6% 줄고 통행시간 17% 감소
갑천중 삼거리도 효과… 市 “부정적 인식 많아 천천히 늘리는 중”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회전교차로가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사고 발생을 낮추는 효과가 검증되면서 지역 내 확대설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전은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은 설치율을 보이고 있다.

30일 대전시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회전교차로는 중앙에 원형교통섬을 중심으로 반 시계방향으로 회전해 교차부를 통과하는 방식이다. 원형섬을 두고 회전한다는 점에서 회전교차로와 로터리의 구분이 어려워 보이지만 회전교차로는 통행우선권이 회전차량에 있다.

반면 로터리는 진입 차량이 우선권을 갖는다. 또한 회전교차로는 접근로 진입부에 흰색 양보선이 있지만 로터리는 회전차로 내에 정지선이 그어져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회전교차로는 교통소통과 안전, 환경개선 측면에서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국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로 전국에 약 1080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 가운데 대전 지역은 수자원연구소 앞 삼거리, 동물원 삼거리 등 9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 2월 행정안전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회전교차로 설치 전·후 교통사고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사망자 4명과 중상자 40명에서 중상자 16명으로 63.6%나 줄어들어 회전교차로가 중대사고 감소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 통행시간도 설치 전에는 29.2초였으나, 설치 후에는 24.2초로 17.1% 감소해 원활한 교통흐름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통흐름과 교통사고 사상자 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효과를 보인 것이다.

실제 2017년 10월 서구 월평동 갑천중학교 삼거리에 설치된 회전교차로는 시공 전후 대비 교통사고 건수는 8건에서 1건으로 87% 감소했고 사망자수도 1건에서 설치 후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통행속도도 설치 후 21.2m/h 증가했고 통과시간도 29.36초/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회전교차로의 효과가 증명됐지만 지역 내 확대 설치엔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회전교차로 도입을 찬성하는 주민들이 있는 반면 반대하는 주민들도 적잖다는 것.

회전교차로를 체감하지 못한 일부 주민들은 교차로 신호체계가 더 안전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대전 도심지는 구획정리사업으로 도로가 형성돼 신호교차로가 많고 통행량이 많다 보니 시외지역 위주로 회전교차로가 설치되고 있기 때문.

또 회전교차로 설치 시 횡단보도의 신호체계가 없어지면서 초등학생 등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의 보행안전 위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

이런 상황으로 시는 올해 1개소에 회전교차로 설치를 추진 중이고 내년에는 3개소 설치를 위해 행안부에 3개소 설치를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신호운영이 비효율적이고 교통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등 장소에 따라 회전교차로 도입이 필요한 곳이 있어도 무작정 추진해서 설치할 수 없다"며 "주민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반대하는 주민들도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확장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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