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한 중년부부… 아내 실종
첫 해외여행 떠난 남매 참변
구조 소식만 애타게 기다려

헝가리에서 한국인 33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해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된 가운데 대전시민 3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서구 참좋은여행사 대전본사에서 직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사고 실종자 중 한 명이 윗집 아주머니였다니… 그저 무사히 구조되시기 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에요.”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람선 침몰 사고 실종자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한 이웃주민은 소식을 접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앞서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에는 국내 여행업체 ‘참좋은여행사’ 패키지 상품 등을 통해 한국인 33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사고 실종자 김모(61) 씨가 거주한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는 비보가 전해지며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해당 아파트 동 우편함은 미처 챙기지 못한 김 씨의 우편물만 덩그러니 꽂혀 있어 슬픔이 배가 됐다.

특허청 공무원으로 퇴직한 60대 중년부부의 여행길은 뜻밖의 참사로 엉망이 돼 버렸다. 남편 안모(62) 씨는 2015년 서기관으로 명예퇴직했다.

남편은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아내 김 씨의 생사는 현재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이들 부부의 집 바로 아래층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나 또한 최근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부부동반을 하고 왔는데 뉴스를 접하고 무척 놀랬다”며 “윗집 아주머니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같은 아파트 단지 주민으로서 마음이 안 좋고 무사히 돌아오셔서 얼굴 뵙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충남 논산에선 첫 해외여행으로 떠났던 남매의 사연이 전해지며 주변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남매는 8박 9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결국 누나만 구조된 채 남동생 정모(29) 씨는 유람선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남동생이 최근 회사를 그만두고 힘들어 해 누나가 다니던 공방에 휴가까지 내며 바람을 쐬게 해주다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밭일을 하던 중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한 남매의 부모는 그 자리서 주저앉았다. 남매의 어머니는 큰딸 부부와 함께 곧장 인천공항으로 향했고 논산 집에 남은 아버지와 고모는 구조 소식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들 남매는 누군가 취소한 여행상품을 뒤늦게 싸게 구한 것으로 전해지며 더욱 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이번 헝가리 유람선 사고와 관련해 대전·충남·세종 지역주민 탑승자는 퇴직 부부 3쌍, 남매 1쌍으로 이중 실종자는 총 6명이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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