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진 청주시 흥덕보건소 치매안심센터팀 주무관

흔히 드라마에서 치매는 예전의 일은 비교적 잘 기억해내지만 최근의 기억은 쉽게 잊는 것으로 묘사되곤 한다. 오히려 최근 일을 더 잘 떠올리고 오래전 일은 기억 속에서 흐릿할 것만 같은 것 같은데 왜 치매 환자는 과거를 더 잘 회상하는 것일까?

인간의 뇌는 하루가 지나면 듣고 겪은 것의 80%는 잊는다. 이것은 단기 기억이며,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학습을 통해 평생 기억하게 되는 것이 장기 기억이다. 장기 기억은 뇌가 선택해 불필요한 단기 기억들을 망각하게 하고 꼭 필요한 것을 남긴다.

치매로 인해 뇌가 병들었을 때, 기억력 등 인지 기능에 장애가 나타나게 되면 뇌에서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변환하는 데 문제가 생겨 이전에 기록된 장기 기억은 유지하지만, 단기 기억은 빠르게 사라져 오늘 아침에 무엇을 먹었는지 같이 비교적 최근의 일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따라서 치매 환자의 모습은 안타깝게도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그려질 수밖에 없다.

치매는 현재로서는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다. 다만 약물로 기억을 잃는 것을 조금씩 더디게 해줄 뿐이다. 이 밖에도 음악·미술·운동 등과 같은 비약물요법이 정신·신체적인 활동을 늘려 운동 능력과 대인관계 능력에 도움이 되고, 갈등과 스트레스 우울, 불안 등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치매 환자의 행동, 심리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되는데 대부분은 경증이나 중증도 치매에 적용이 된다.

이에 청주시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는 등록된 경증 치매환자로 장기 요양 서비스를 포함한 국가 지원 서비스 신청 대기자, 미신청자를 대상으로 삶의 질 향상과 치매 증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쉼터'란 치매환자 및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낮 시간 동안 치매환자를 보호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전문적인 인지건강 프로그램과 돌봄을 제공해 가족의 부양 부담 경감은 물론 치매환자의 치매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치매 국가책임제 정책 중 하나이다.

흥덕보건소 치매안심센터는 '365 기억이음학교'라는 이름의 '쉼터'를 운영하는데, 인지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작업치료사의 작업치료뿐 아니라 분야별 강사들의 원예·미술·공예 프로그램 등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활동으로 진행된다. 처음에는 함께 참여하기를 꺼리던 치매와 함께 우울증을 동반한 어르신들도 프로그램이 진행될수록 표정이 밝아지며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만족도도 굉장히 높은 결과를 볼 때 비약물요법의 효과와 '쉼터'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실히 깨닫게 된다.

앞으로도 치매의 진행을 늦추고,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고민하고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직시해 이를 위해 항상 노력하는 치매안심센터가 되기 위해 힘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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