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팀 창단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대전시티즌이 대대적인 구단 쇄신방안을 내놨다. 최용규 대전시티즌 대표는 어제 대전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재정 건전성 확보, 투명한 선수 선발, 사무국 운영 혁신 등을 골자로 한 7대 구단 쇄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10일 취임과 동시에 대전시티즌의 고강도 개혁을 예고한 최 대표는 지난 21일 성적부진 등의 책임을 물어 고종수 감독을 전격 경질한데 이어 본격적인 쇄신작업에 나선 것이다.

쇄신안 중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로 한 건 적재적소에 재정을 투입함으로써 시민의 혈세인 예산낭비를 막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시티즌의 수입구조는 대전시 보조금이 무려 79%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조금 비율을 낮추고, 입장·광고 수입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관건은 어떻게 수입을 창출하느냐다. 유료 관중을 늘리려면 무엇보다 경기수준을 높여야 한다. 그러면 광고도 자연히 따라붙게 돼있다.

시티즌은 선수단 규모에 비해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티즌 선수단 규모는 지난해 63명까지 올라갔다가 현재는 41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K2리그 평균인 35~36명 규모를 여전히 웃돈다. 외국인 용병 3명은 모두 특정 에이전트 출신으로 연봉이 최고 3억원을 넘는다. 최 대표는 선수를 지나치게 많이 선발하는 것은 방만 경영이자 예산 낭비라고 일갈했다. 외국인 선수 모두 연봉 값을 못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채점표 조작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선수 선발 과정의 투명성은 확보돼야 한다. 지난해 진행된 선수 공개테스트에서 채점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법당국이 수사 중이다. 이날 혁신안은 '100년 시티즌을 향한 전략과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됐다. 시티즌이 나아갈 방향이고 보면 실천력이 과제라 하겠다. 과거에도 혁신안은 있었지만 선언적 의미에 그치곤 했다. 시티즌이 어떤 모습으로 거듭날지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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