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인텍플러스 부사장

대부분 기업들은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변화관리를 매우 중요시 여긴다. 하지만 신기술도입, 다운사이징, 구조조정, 기업문화 혁신과 같은 변화 계획의 70%는 실패한다고 한다.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기업 변화의 과정과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의 과정에 대한 이론은 경제적 가치에 기반한 E이론과 조직의 능력에 기반한 O이론으로 나눌 수 있다. 이론들은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을 갖고 있어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기업이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 우위를 보유할 수 있다.

E이론과 O이론의 특징은 변화의 목표, 리더십, 포커스, 프로세스, 보상시스템 및 컨설턴트 활용 방법으로 구분해 비교해 볼 수 있다. 먼저 E이론의 목표는 주주가치 극대화다. 사업부 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한 획기적인 수익성 향상 방안을 활용한다. 이에 반해 O이론의 목표는 조직역량 개발이다. 팀웍이나 소통과 같은 조직 역량 향상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꾀한다. 리더십 측면에서 E이론은 Top-down 방식의 극단적 변화관리, O이론은 Bottom-up 방식의 참여 확대의 방식을 취한다.

따라서 E이론은 CEO의 철학을 구성원들이 전적으로 찬성하거나 조직을 떠나거나이고, O이론은 명확한 목적지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직원들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도록 대화에 참여시키는 방식을 채택한다. E이론의 포커스는 조직의 구조와 시스템의 간소화에 집중해 복리후생과 같은 분야를 아웃소싱시켜 재무적 효과를 즉각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O이론은 조직의 문화, 직원태도와 같은 부분에 집중해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올리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변화의 프로세스와 관련해 E이론은 명확하고 종합적인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매니저들은 정해진 날짜까지 구체적인 목표를 달성해야 해고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된다. 반면 O이론은 구체적인 계획없이 새로운 아이디를 실험하고 효과적이면 확산하고, 그러한 것을 잘하는 매니져들을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부서로 옮겨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E이론에 의한 보상은 금전이다. 임직원과 주주의 목표를 금전으로 통일해 변화관리의 성공에 강력한 기능을 담당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O이론에서 금전은 변화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일부분으로 인식된다. 마지막으로 컨설턴트 활용측면에서 E이론은 O이론에 비해 외부 컨설턴트에 상당히 의존적이다. E이론에서 컨설턴트들은 고통스러운 비용 절감 계획들과 같은 CEO의 긴박한 이슈나 우선순위를 돕는 역할을 한다. 반면 O이론에서는 매니저와 직원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많은 사람들은 변화에 대한 E이론을 채택하는 기업가들을 비난하지만 이상만을 좇아 O이론으로 포장해 시장의 논리를 무시하고 사업을 망친 기업가들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이론과 O이론은 각자의 방식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변화의 목적이 조직이 도태되지 않도록 시장에 잘 적응하는 것이라면 두 전략간의 적절한 결합이 필요하다. 하지만 두 전략을 제멋대로 섞은 경우 하나의 전략을 채택했을 경우보다 더욱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가장 손쉬운 결합은 E이론과 O이론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매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에 성공적 변화를 달성하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기업들은 서로 모순되는 두개의 이론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매우 조심스럽게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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