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결정에 의견 분분
5060 "찬성" vs 2030 "반대"
교육계도 기대·우려 공존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면서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특히 청소년기의 게임과몰입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질병으로 ‘낙인’을 찍는것에 대해 교육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2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게임중독을 새로운 질병으로 채택한 WHO의 결정에 따라 국내에서도 질병으로 관리하기 위한 절차작업에 들어간다. 술·도박·마약 등과 동일선상의 질병으로 분류되는 셈이다.

앞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 511명이 응답한 해당 안건 조사 결과 여성 및 5060세대는 찬성에서, 남성·학생 및 2030세대는 반대 여론에서 우세했다.

또 충청권의 찬성 여론(60.8%)은 서울(48.6%), 대구·경북(39.3%), 부산·울산·경남(43.4%) 등 타지역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들의 반대 여론(49.9%)이 우세하게 조사된 가운데 교육계에서는 학생 게임중독의 질병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게임중독을 정신질환으로 봐야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 기준이 없는데다, 평범한 아이도 환자로 구분시킬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의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에서는 게임이 확산된 최근 10년간 청소년 음주·흡연율은 감소하고 우울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때문에 젊은이들이 망가지고 있다는 고정관념과는 정반대의 결과로 조사된 것이다.

청소년기 게임몰입이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는 지적도 있다.

대전지역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으로 활동중인 교사 A씨는 “게임 과몰입으로 문제를 겪는 학생은 보통 학업 스트레스로 통제력이 약해진 것”이라며 “유난히 대학 입시가 치열한 상황이 만드는 것으로 일정 시기를 거쳐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또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해 규제할 경우 다른 것들의 중독 증세로 발현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익대 게임소프트웨어전공 교수 B씨는 “게임 행위 자체에 규제가 들어가면 또 다른 것의 중독 증세로 발현될 것"이라며 "청소년들에게 게임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과몰입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여명의 청소년을 5년간 추적 조사한 건국대 정의준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년 과몰입군의 50~60%는 1년후 일반군으로 이동했다. 5년간 과몰입군을 유지한 청소년은 11명(1.4%)에 불과하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