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춘엽 한국소비자원 대전지원장

최근 30℃를 오르내리는 때 이른 더위를 지켜보면서 올여름도 어떻게 보내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작년 여름 역대급 무더위에 십수 년 간 잘 사용해오던 에어컨이 문제를 일으키면서 수리가 지연됐고 이참에 새로 에어컨을 구입하고자 했으나 폭염 탓에 예약이 밀려 한 달 후에나 설치가 가능하다는 사업자의 말에 에어컨 없이 지낸 아픈 기억이 있다.

지구 온난화로 해가 거듭될수록 대표적 계절상품인 에어컨에 대한 여름철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사용시간도 급증하면서 설치·수리가 지연되는 사례가 빈발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접수된 ‘에어컨’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은 총 916건이었고 연도별로는 2016년 210건, 2017년 327건, 2018년 379건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 유형별로 살펴보면 사업자의 설치상 과실, 설치비 과다 청구, 설치 지연·불이행, A/S 불만 등 ‘설치 및 A/S와 관련된 피해’가 612건(66.8%)으로 가장 많았고, ‘품질’ 관련 169건(18.4%), ‘계약’ 관련 88건(9.6%) 등의 순이었다. 판매방법별로는 ‘일반판매’로 구입한 소비자가 508건(55.5%)으로 가장 많았으나, 설치 관련 소비자 피해는 온라인 쇼핑·TV홈쇼핑 등을 포함한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 거래에서 210건(47.0%)으로 가장 많았다.

에어컨 관련 소비자 피해는 구매와 사용이 증가하는 6~8월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구제 신청의 61.9%(567건)가 이 시기에 접수됐다. 통상 접수 후 3~4일 이내에 설치·수리되던 서비스가 여름철 성수기에는 3주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아 소비자들의 사전 구매·점검이 요구된다.

또한 피해 예방을 위해 △에어컨 구입 시 계약조건(설치비 등 추가 비용 발생 여부, 설치하자 발생 시 보상 범위 등)을 꼼꼼히 확인할 것 △설치 시 설치기사 정보를 확인하고, 설치 위치 및 방법 등을 충분히 상의할 것 △설치 후에는 즉시 정상 작동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 △성수기 전에 자가 점검을 통해 제대로 작동이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즉시 사전점검을 요청토록 해 올해 여름은 모든 소비자가 시원한 여름을 함께 보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