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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과선교 지하화 공사 장기화
인근 식당 등 매출 반토막 '울상'
"시끄럽다며 돌아가는 손님 태반"
주민들도 피해보상 촉구 목소리
교통정체·도로 복잡…차량도 불편

착공한지 2년이 넘은 홍도과선교 지하화공사가 토지보상문제로 사업이 지연돼 연내개통이 어려운 가운데 26일 한 주민이 공사현장을 조심스레 지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착공한지 2년이 넘은 홍도과선교 지하화공사가 토지보상문제로 사업이 지연돼 연내개통이 어려운 가운데 26일 한 주민이 공사현장을 조심스레 지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손님이 뚝 끊겼죠. 장사를 접을까 생각도 했는데 올해 말까지 공사가 끝난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갑갑합니다."

25일 홍도과선교 지하화 공사가 진행 중인 대전 동구 홍도동 일대. 

공사 현장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중인 김 모(45) 씨는 고개를 떨군채 장부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가게 앞에 둘러 쳐진 펜스는 사람들을 발길을 저 멀리로 돌리고 있었다.

공사 전까지만 해도 인도였던 이 곳은 사람들을 통행이 빈번했었다는 게 그의 증언이다.

김 씨는 “오라는 손님들은 안오고 공사장에서 먼지만 날려 오고 있다"며 가게 입구에 먼지를 막기 위한 설치한 비닐막을 힘 없이 내렸다.

홍도과선교 지하화 공사로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의 한숨이 길어지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는 12월 개통이었지만 토지수용이 장기화 되면서 공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길 건너편 식당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오후 4시가 지난 시간이지만 마수걸이 손님도 받지 못한 상황.

매니저 노 모(53) 씨는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메뉴를 대폭 할인해 마진 없는 장사하고 있다”며 “오늘 저녁도 두 팀 예약손님이 있는데 공칠까봐 걱정이다. 예약된 손님들이 왔다가 공사현장을 보고 시끄럽다고 돌아가는 경우가 태반이다”라고 토로했다.

가게 앞 도로가에 세워진 공사안내 표지판에는 공사 종료기간에 하얀색 테이프가 덧씌워져 있었다.

언제까지 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

인근을 오가는 차량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네비게이션 없이 들어온 차량은 우왕자왕 헤매다 우회도로 표지판을 한참 보고나서야 제 길을 찾아갔다. 

공사로 복잡해진 도로 선형은 초행길 차량을 쉽게 놓아주지 않고 있기 때문.

불편한 것은 차량뿐만이 아니었다. 

인근을 지나는 주민들도 좁은 인도에 놓여진 공사자재와 차량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현장을 지나가고 있었다. 

공사현장 인근에 걸린 피해 보상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이런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었다. 

아파트 주민 홍 모(43) 씨는 “한 여름에 흙먼지 때문에 창문도 못 열고 살았는데 내년 여름도 또 이렇게 살아야 하냐”며 "공사차량 때문에 아이들 안전문제도 우려스럽다"며 진저리를 쳤다.

철길 건너편 삼성동 주민들도 불만은 마찬가지다.

김동기 홍도과선교 주민대책위원장은 "공사 시작 전 주민설명회서 피해 보상을 위해 아파트 도색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당연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아쉬운 소리로 비쳐지고 있다. 공익을 위해 불편을 감수해왔는데 지하화 공사 작업으로 인한 불편도 계속 인내하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홍도과선교 지하화 공사 지연은 인근 상인·주민들뿐만 아니라 대전 시민들도 불만이다.

짧은 거리를 우회도로로 돌아가면서 30년간 동서 연결축을 담당해 온 홍도과선교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태평동에 거주하는 시민 윤 모(34) 씨는 "홍도육교를 통하면 복합터미널까지 금방이었는데 지금은 돌아가면서 운전거리도 멀어지고 교통정체로 택시비도 더 많이 나온다"며 "시간과 돈이 길바닥에 허투로 버려지는 기분이다. 하루빨리 공사가 끝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30여년간 대전 동서 지역을 연결했던 홍도육교가 사라진 이후 교통 혼잡과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지역민들은 홍도과선교 공사 지연으로 그 불편은 더욱더 길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홍도육교를 이용하던 출근길 차량들이 대덕구 오정네거리를 이용하면 큰 혼잡을 빚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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