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사태'…충청권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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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사태'…충청권 갈림길
  • 이인희 기자
  • 승인 2019년 05월 26일 17시 53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27일 월요일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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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에 퇴출 동참 요구
충남 對中무역 반도체 비중↑
메모리 수요 감소에 우려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최근 화웨이 사태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화웨이 퇴출 동참’을 요구하면서 충청권 수출기업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화웨이 퇴출 동참이 실현될 경우 과거 사드배치 당시 중국의 '한한령'과 같은 무역보복이 뒤따르면서 충청권 수출기업의 대중무역 악화가 예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지역 수출업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간 화웨이 사태가 본격화됐던 지난 20~24일 중국 소비 관련 주요 종목들의 주가가 평균 8% 하락세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하락세를 보인 것은 화장품 종목이었으며 패션의류나 여행관련주 등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주요 소비 종목들의 하락세는 미국 정부가 한국에 대해 화웨이 퇴출 동참을 요구해 온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화웨이 퇴출은 미국과 중국 간 벌어지는 무역분쟁의 연장선으로, 미국 측이 협상의 유리한 면을 선점하기 위해 중국의 IT민간기업에 대한 기술력 제공 등을 전면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이 같은 화웨이 퇴출 움직임은 현재 일본과 대만을 비롯해 영국 등의 동참으로 확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이들과 달리 다소 부담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충남의 경우 대중무역 주요 수출품으로 스마트폰 제조를 위한 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여기에 최근 메모리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급락으로 실적 하락 늪에 빠진 상황도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화웨이 사태가 제2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태로까지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충청권 수출기업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는 상황이다.

만일 미국의 요구에 응할 경우 과거 사드 배치 당시 중국의 ‘한한령’과 같은 대규모 경제 보복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중국의 사드보복 심화상태 기조가 관측됐던 2017년 당시 대전상공회의소가 지역 300개 제조업체 대상으로 '2017년 4분기 기업경기 전망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주요 무역 상대국으로 중국을 선택한 기업 중 56.7%는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를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번 화웨이 사태 동참이 현시화될 경우 반도체 등 중간재 수출이 막히는 것은 물론 중국의 반발로 한중간 경제·문화 교역이 최단시간에 막혀 버렸던 악재가 되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 수출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화웨이 퇴출 동참을 승인할 경우 중국 측이 국내 무역교류를 볼모로 경제보복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드 사태 당시 동시다발적인 증시 충격으로 인한 충청권 기업들의 악몽이 또다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최근 시장에 전반적으로 퍼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