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픽]청소년 자해사진 공유 문화 확산…'일종의 SOS신호'
상태바
[투데이픽]청소년 자해사진 공유 문화 확산…'일종의 SOS신호'
  • 정민혜 기자
  • 승인 2019년 05월 25일 09시 1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25일 토요일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3년생, 학안청(학교 안 청소년), 자주 우울하고 자해해요, 자해사진 가끔 올려요’

100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A양은 일명 ‘우울계정’을 운영한다. A양이 자신의 계정에 올린 자해사진은 한 달에 13개나 된다.

‘#트친소_우울계’, ‘#트친소_자해계’ 해쉬태그를 붙여 게시물을 올리기도 한다.

트친소는 ‘트위터 친구 소개’의 줄임말로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고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끼리 친구를 맺는다.

게시물에 공감을 표하는 하트모양의 ‘마음에 들어요’ 버튼을 서로 눌러주기도 한다.

최근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SNS를 통해 자신의 우울감을 표현하고 자해를 인증하는 이른바 ‘우울계’가 성행하고 있다.

이들은 “죽고 싶다, 그냥 죽게 나를 내버려 달라”고 우울한 글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혈흔이 여기저기 흩어진 사진이나 자해 상처 사진을 올리고 공유한다.

심지어 “○○커터칼이 깊게 패이고 좋다”며 서로 자해도구를 추천하기도 한다.

우울계 운영자들의 나이대도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하다.

SNS에 확산된 자해인증은 감수성과 예민한 감성을 지닌 청소년들에게 자해를 동조하게 만들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하지만 청소년 자해를 단지 장난 혹은 유별난 아이가 하는 행위라고 취급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청소년기에 시작한 자해는 성인이 돼서도 지속·상습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생명과도 직결돼 있다.

이미 호주는 청소년 자해에 대한 경감심을 느끼고 청소년 자해 주무 장관을 두고 있다.

청소년들은 과도한 학업경쟁은 물론 부모 이혼 등에 따른 가족해체로 나날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일상적인 스트레스 안에서 우울함, 분노,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이 발생하지만 청소년기에는 이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낯설다.

하지만 학업경쟁을 벌이고 있는 청소년들이 감정적으로 에너지를 쓰고 스트레스를 관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청소년들은 자해를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자해사진을 공유하는 것은 ‘나의 힘든 상황을 알아달라’는 일종의 SOS 신호이자 비슷한 처지에 놓인 또래와 함께 아픔을 나누는 수단인 셈이다.

충북청소년상담복지센터 박정미 상담팀장은 “청소년들이 평소 내가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스트레스 정도를 상중하로 나눠 수치에 따라 자해가 아닌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