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운하' 관광자원화 충분하지만 '복원'은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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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포운하' 관광자원화 충분하지만 '복원'은 난제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5월 23일 18시 4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24일 금요일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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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서산시 일대에 있는 '굴포운하'는 12세기((1134년)에 굴착이 시작된 국내 최초 운하유적이다. 수에즈운하(1869년)와 파나마운하(1914년)보다 앞서 건설됐던 운하다. 현재는 일부 운하의 흔적만 남은 채 수로나 농로로 사용되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작지 않다. 태안군이 굴포운하를 충남도 문화재 지정 신청에 이어 체계적인 복원 작업도 모색하고 있다. 역사관광 자원화 의지는 나무랄 데가 없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이를 추진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굴포운하는 고려 인종 때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토목공사를 하다가 결국은 중단됐다. 태안반도의 안흥량(安興梁) 해역은 조류가 빠르고 수로가 매우 험난한데다 암초가 많아서 '마(魔)의 바다'로 불리었다. 삼남지방(三南地方)의 세곡(稅穀)을 서울로 운송하는 조운선이 풍랑으로 침몰하기 일쑤였다. 인적 물적 피해가 실로 막심했다. 이를 피하기 위한 것이 바로 굴포운하를 만드는 것이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무려 530여년간 공사가 계속됐지만 전체 7㎞중 4㎞만 개착되고 나머지는 완공하지 못했다.

굴포운하의 흔적만으로도 당대 백성의 피땀 어린 역사성과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다. 충남도문화재로 등재하는 것도 바로 그런 연유에서 일 것이다. 일대 해역은 조운선은 물론 중국·일본의 국제 무역선이 통과하는 항로이었다. 해저에서 당시 청자 운반선 등이 발견되고 있다. 천수만 해역을 중심으로 당대의 해상활동을 짐작할 수 있다. 역사적인 스토리텔링이 넘쳐난다.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 조성사업을 비롯해 태안 기업도시 및 서산 웰빙특구를 연결할 경우 관광벨트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서해안 시대 전국적인 역사관광 자원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굴포운하를 무작정 복원한다는 건 심사숙고해야 할 사안이다. 2007년에도 충남도와 태안군이 2012년까지 운하를 개통하는 계획을 세웠다가 포기한 바 있다. 가로림만과 천수만 사이에 운하를 복원한다는 게 그리 간단치가 않기 때문이다. 막대한 공사비, 운하 용도, 환경 문제 등을 싸고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