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은희 명예기자

소말리야 국경 근처 구호 캠프에서 이동 안과를 운영하는 케냐인 안과 의사에게 한비야 씨가 물었습니다. "당신은 아주 유명한 의사면서 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런 험한 곳에서 일하고 있나요?",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죠." 이 말을 들은 한비야 씨는 서슴없이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의사가 부러웠다고 합니다.<나를 움직인 한 마디,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 中>

저 역시 이 글을 보며 '맞아, 이렇게 말하며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색동회에서 봉사를 시작한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것이 비록 작을지라도 함께 나누고픈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우리 색동회에는 이런 마음을 가진 분들이 모여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동센터, 치매어르신 병원, 소아병동, 재활학교, 지역 도서관, 한국효문화진흥원 등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동화구연으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기들이 생활하는 곳에 가면 아기들은 우리 선생님들이 저쪽에서 오는 모습을 보고 소리칩니다. "동화 선생님~" 그 소리에 이끌려 함박웃음을 짓고 동화 보따리를 풀어 놓지요. 치매 어르신들이 계시는 곳에 찾아가는 선생님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나의 재능을 조금 드리고 많은 사랑과 천사 같은 미소를 받으며 삶의 철학을 배우는 곳”이라고.

또한 우리 색동회에서는 매년 세 차례의 동화나라 큰 잔치가 열립니다. 지난 토요일에 열린 동화나라 큰 잔치 역시 모두 감동을 받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시각장애인 분들이 <방귀쟁이 며느리>를 어찌나 재미있게 구연하던지 참가한 가족이나 회원 모두 큰 박수를 보냈지요. 그들을 동화구연의 세계로 초대하면, 그들의 열정이 우리에게로 배가 되어 돌아오니 우리는 오늘도 동화 봉사 보따리를 꾸립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우리는 모두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있어 행복해요!" 그리고 묻습니다. "여러분도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있나요?"

신은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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