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대상 행감서 윤형권 의원이 질의하자 상병헌 위원장이 말 잘라
감사·업무실적 질의 순서 놓고 5분간 말다툼… “개개인 감정싸움” 중론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세종시의회가 2019년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 의원간 고성을 높이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지방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의정활동의 꽃’으로 불릴만큼 중요성을 띤다. 각각의 의원이 시민을 대변해 행정기관의 사업 및 예산운영의 전 과정을 검증하는 자리다. 이러한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이 행정감사의 본질을 뒤로 한 채 감정섞인 말다툼을 벌인 점을 놓고, 집행부를 비롯한 시민들은 “시의회의 위상이 추락했다”며 혀를 내두르는 분위기다.

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는 23일 오전 세종시교육청을 대상으로 2019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사건의 발단은 윤형권 의원이 질의에 나서는 과정에서 상병헌 위원장이 말을 자르면서 시작됐다. 윤 의원이 “감사에 대한 질의를 하겠다”고 말문을 열자, 상 위원장은 즉각 “감사질의 이전에 상반기 업무실적 및 하반기 업무계획에 대한 질의를 마친 후, 감사에 대한 질의를 진행해 달라. 이 것이 시나리오다”며 말을 잘랐다.

이에 윤 의원은 “위원장이 사회를 잘 봐야 한다. 업무실적에 대한 질의를 빨리 마치고, 감사에 대한 질의를 시작하자. 질의 방식을 정리해달라”면서 위원장의 진행방식을 지적했다.

양 의원들은 이 같은 질의방식을 놓고 5분간 끊임없는 말타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상 위원장은 “내용에 집중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윤 의원도 “진행이 어설프다”면서 맞섰다.

행감 자리에서 의원간 이견이 발생해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물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문제는 개개인의 감정이 섞인 사건이라는 게 중론이다. 앞서 윤형권 의원은 한솔중학교 증축 문제 및 무상교복지원 파문과 관련해 상병헌 위원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며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양 의원의 갈등은 이때부터 시작됐다는 것.

특히 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는 하반기 예정된 해외의정연수도 2개 그룹으로 구분돼 계획됐다. 상 위원장과 윤 의원은 각각의 그룹으로 분류됐다. 1개 위원회의 해외 의정연수가 2개 그룹으로 분류된 것은 이례적인 일. 이 배경을 놓고도 양 의원간의 불편한 관계가 빚어낸 결과물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시의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교육안전위원회 내부 의원들간 깊은 감정의 골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라면서 “오히려 집행부가 곤란할 수준이다. 의원들간 내부 갈등을 하루빨리 해소해야 제대로 된 의정 활동이 펼쳐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소속 정당이 같은 의원들끼리 갈등을 빚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로 볼 수 있다”면서 “세종시의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선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장의 리더십이 발휘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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