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존층 파괴 주범 프레온가스 연간 7천t 규모 배출
경북대 박선영 교수팀 네이처에 논문…"지속적인 추가 배출 가능성"

국제적으로 사용 금지된 오존층 파괴 물질 'CFC-11'(프레온가스)이 중국에서 지난 수년간 다량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박선영 경북대 교수 연구팀이 중국 동부지역에서 연간 7000t 이상 프레온가스가 배출된 사실을 규명했다.

성층권 오존층은 유해 자외선을 차단하는 지구의 보루다.

2008∼2012년과 2014∼2017년 사이 배출량 변화를 색깔로 표현했다. 빨간색(중국 동부) 지역은 해당 기간 배출량 증가 변화가 가장 컸던 곳이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2008∼2012년과 2014∼2017년 사이 배출량 변화를 색깔로 표현했다. 빨간색(중국 동부) 지역은 해당 기간 배출량 증가 변화가 가장 컸던 곳이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CFC-11 같은 염화불화탄소는 이 오존층을 파괴하는 데 관여한다.

전 세계는 에어컨 냉매나 우레탄폼 발포제 등 제조에 활용하던 CFC-11을 감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를 시작으로 2010년에는 중국을 포함한 모든 개발도상국에서 사용·생산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후 지구 대기 중 CFC-11 농도는 일정하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2년을 기점으로 CFC-11 감소 속도가 갑자기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발표됐다.

생산 시설이 상대적으로 적은 남반구 농도가 점진적으로 내리막이던 현상과는 달리 북반구 농도 변화는 들쭉날쭉했다.

간격을 좁혀가던 북반구와 남반구 간 농도 차이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는 2012년 이후 북반구 어딘가에서 CFC-11이 새롭게 배출되고 있다는 추정으로 이어졌는데, 미국 하와이섬 자료와 기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동북아시아로 범위가 좁혀졌다.

박선영 교수팀은 동북아 대표적 온실기체 관측지인 제주도 고산 경북대 온실기체 관측센터에서 2008∼2017년 실시간 연속 측정한 CFC-11 농도 자료를 살폈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하테루마섬 관측소 자료를 대기·화학 역추적 모델로 뜯어보기도 했다.

그 결과 최근 보고된 CFC-11 배출 증가량 상당 부분이 산둥성과 허베이성 등 중국 동부에서 기원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런 경향은 2013년 이후에 두드러졌다.

해당 기간 중국에서 추가로 늘어난 배출량은 연간 7천t에 이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 지구 프레온가스 증가량의 40∼6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은 지금까지 유엔 환경계획(UNEP) 오존사무국(Ozone Secretariats)에 정식으로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이전에 만들어진 건축물이나 냉장시설에 쓰인 단열재에서 CFC-11이 배출된 것 아니냐는 가정도 해볼 수 있다.

이 가능성은 기존 단열재로부터의 유출 예측치가 매우 작아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박선영 교수는 "현재로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 배출 증가가 나타났는지 단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실제 생산된 전체 프레온가스 양의 일부일 수도 있고, 프레온가스가 들어간 새로운 단열재에서 지속적인 추가 배출이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 기상청·브리스톨 대학,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San Diego), 스위스 과학기술연방연구소(EMPA), 호주 연방 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기후연구센터, 일본 국립환경연구소(NIES) 연구팀이 참여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이날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투데이픽 todaypi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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