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10년 만의 칸 방문, 벅차고 영광스럽다"
상태바
송강호 "10년 만의 칸 방문, 벅차고 영광스럽다"
  • 연합뉴스
  • 승인 2019년 05월 23일 05시 26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23일 목요일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선균 "관객이 영화 중간에 박수 보낼줄 몰랐다"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기생충'에서 각각 두 가족 가장 역할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송강호 "10년 만의 칸 방문, 벅차고 영광스럽다"

이선균 "관객이 영화 중간에 박수 보낼줄 몰랐다"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기생충'에서 각각 두 가족 가장 역할

(칸[프랑스]=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올해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공개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한국의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을 통해 빈부격차라는 사회적 문제를 다룬다.

송강호가 가난한 가족의 가장 기택을, 이선균이 부자 가족의 가장 박 사장을 맡아 묵직한 존재감을 뽐낸다.

22일(현지시간)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두 배우를 만났다.

2009년 '박쥐' 이후 10년 만에 칸을 찾은 송강호는 "세계 최고의 영화들이 모이는 곳에서 '기생충'을 봉준호 감독과 세계 영화인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서 벅차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선균은 "칸에 도착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좋은 칭찬을 받는 느낌이다"며 "한국관객을 빨리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전날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된 '기생충'은 이례적일 정도의 호평을 받았다.

"저는 관객들이 영화 중간에 박수를 보낼줄은 몰랐어요."(이선균)

"저는 관객들이 손뼉치며 좋아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그렇게 다 같이 크게 칠 줄은 몰랐죠. 왜냐면 저도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 장면에서 손뼉 치면서 좋아했거든요.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장면이었죠. 극장에서 영화 보면서 다른 관객에게 방해가 될 수 있으니 박수는 힘들잖아요. 나오기 어려운 반응이라 깜짝 놀랐죠."(송강호)

영화에서는 '계획'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예고편에서 기택이 아들 기우(최우식)에게 "아들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두 배우는 이 '계획'이 "꿈이나 희망보다 현실적이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는 대사가 처음에는 웃겼지만, 다시 들으니 '너는 꿈이 있구나' 이 말로 들리더라고요."(이선균)

"기택네 가족은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기 전에 현재 상황만이 중요하니까 '계획'을 말하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쁜 현실적인 절박함이 담긴 대사죠. 특히 '아무리 계획해도 계획대로 안 된다'는 기택의 대사가 사회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한 중년의 자조적 모습 같아 슬펐습니다."(송강호)

영화 속에서 기택네와 박 사장네 가족이 얽히며 두 가장도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호흡이 잘 맞았다"고 자랑했다. 그 호흡을 자랑하듯 인터뷰 도중 송강호가 이선균의 눈가에 붙은 티끌을 떼어주고 이선균은 보답하듯 송강호 옷의 먼지를 털어주며 웃었다.

두 배우는 '봉테일'이라고도 불리는 봉준호 감독의 특별한 디렉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번에도 그랬듯, 항상 촬영 전 전화를 해서 배우와 개별 면담을 합니다.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그러고 나서 헤어지면 촬영 전까지의 며칠은 배우로서는 상당히 고통스럽죠. 촬영 중간쯤 만약 이런 전화를 받으면 더 불안합니다. (웃음) 기분 좋은 불안함이랄까요. 며칠 동안 고민하고 촬영 날이 되면 결과가 좋게 나오거든요."(송강호)

"봉 감독님은 매우 효율적으로 찍으시더라고요. 머릿속에 정확한 콘티가 있어서 마치 광고를 찍는 느낌이기도 했어요. 이번 박 사장 역할이 캐릭터를 처음에 구축해야 하는 인물이라 고민이 많았는데 공간이나 의상, 설정, 소품까지 완벽하게 해주셨어요."(이선균)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설국열차'(2013)에 이어 봉준호 감독과 네 번째 호흡을 맞춘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때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봉 감독은 유머러스합니다. 환경은 좀 달라졌죠. '살인의 추억' 당시에는 감독 입장에서는 시간적 제약도 없고 지금보다 자유로웠으니까요. 지금은 하루의 분량을 하루에 다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감독이 더 완벽한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을 봤을 때의 느낌으로 '기생충'을 보면 그보다 더 큰 감동이 있을 것"이라며 "'기생충'이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예술적이거나 작가주의적 느낌이 강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심각한 영화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기생충' 봉준호 "수직적 이미지로 계층 나타내려 했다"…칸 영화제 공식 기자회견 / 연합뉴스 (Yonhapnews)[https://youtu.be/RvkV-A6OSak]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