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모바일 등 손쉬운 업무처리 불가피한 생산성 극대화 전략"
일각 "고정비 줄이려는 수단 불과…지속적으로 점포 줄이던 기간, 비대면거래 증가 눈에 띄지 않아"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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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충청권 금융기관들의 점포 및 인원감축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금융소비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증가함에 따른 불가피한 축소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축소를 통한 수익 강화에 나서면서 애꿎은 소비자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영업 점포수는 2015년 대비 180개가 줄어든 7022개다. 임직원수는 11만 3262명으로 같은 기간 총 임직원수 대비 2792명이 줄었다.

충청권에서도 이 같은 점포 감소현상은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대전과 세종, 충남지역의 예금은행 점포수는 모두 1074개로 전년 대비 16개가 줄어들며 1.5% 감소했다. 충청권 점포 감소세는 점포수 1103개를 기록했던 2014년 이후 연평균 약 9개의 점포가 문을 닫는 등 지속현상을 보이는 상태다.

지역별로는 세종만이 유일하게 2개 증가를 기록했으며 대전과 충남은 각각 10개와 8개가 감소했다.

이 같은 점포 축소 움직임은 최근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른 것이라는 게 지역 금융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영업점 방문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인터넷뱅킹과 모바일 앱의 비대면 대출을 일제히 강화하는 추세다. 지역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을 비롯한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인터넷뱅킹 업무 활성화를 이루면서 은행을 찾지 않아도 대부분의 고객들이 손쉽게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이에 따라 은행이 점포수 축소를 통한 생산성 극대화 전략을 짜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금융기관의 이 같은 전략이 인건비나 관리비용 등 고정비를 줄여 수익을 고수하려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은행 점포수 축소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던 기간동안 비대면 거래 증가세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ATM,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을 통한 거래 규모는 모두 5억 4099만 7000건으로 은행 점포수 감소세가 시작된 2015년 이후 1%p 내에서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비대면 거래 증가세가 은행 점포를 줄일 만큼의 유의미한 수치로 나타나지 않으면서 점포 축소의 주된 이유로 꼽히는 비대면 거래 증가는 ‘핑계’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점포 축소의 속내가 인건비, 관리비용 등 고정비를 줄여 은행별 리스크를 최소화, 일정한 수익을 지키려는 차원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금융기관들이 부대비용 부담이 많은 오프라인 채널보다는 디지털 서비스 개편을 효율적인 전략으로 취하면서 충청권 금융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불편함으로 돌아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이른바 ‘디지털금융 소외 계층’이 늘어나는 충청권의 금융소비자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지역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를 핑계로 한 점포 축소는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괴는 근시안적 대안”이라며 “새로운 수익 창출 구조를 찾으려 하지 않는 탓에 은행들이 소비자에게 불편을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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