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임철 행정안전부 정책기획관 ‘주민들이 운영하는 노인대학’ 지방자치의 내일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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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임철 행정안전부 정책기획관 ‘주민들이 운영하는 노인대학’ 지방자치의 내일을 본다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5월 22일 17시 2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23일 목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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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세종특별자치시 부강면은 주민들이 직접 강사,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나이야 가라! 노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대학에서는 단순한 수업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수업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는 물론 관내 독거노인을 찾아가는 복지프로그램과 같은 독거노인 돌봄 행정도 함께 이뤄진다. 주민들이 '독거 노인 복지'라는 지역 사회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고 있는 좋은 사례이다. 과거에 지방자치라는 공연에 초대된 관객으로 머물던 주민이 이제는 주연 배우로서 무대 전면에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가 자신이 속한 지역 일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주주의의 근본 원칙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지방자치의 주인공이 주민이라는 점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의 지방자치 역사에서 주민의 역할은 상당히 제한돼 왔다. 지방자치가 단체장과 지방의회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의 일을 결정하고 참여할 수 있는 주민자치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월 '주민이 중심이 되는 지방자치 구현'을 목표로 30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현행 지방자치법에서 부족했던 주민자치의 요소를 한층 강화하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주된 내용이다. 4년에 한 번씩 투표를 하는 대의 민주주의에서 나아가 주민들이 정책 결정과정에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적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해 주민과 가장 가까운 읍면동 단위의 주민참여를 일상화하기 위한 '읍·면·동 주민자치회' 역할과 기능이 한층 더 강조된다. 이번 개정안에는 '주민자치회'의 설치 주체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민의 화합 및 공동체 형성, 지역발전과 주민의 복리증진에 관한 사항 등 다양한 기능을 '주민자치회'가 수행할 수 있도록 명시한 것이다. 2013년 시범실시로 시작된 '주민자치회'는 현재 214개 읍·면·동에 설치돼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해 전국 3510개의 읍·면·동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방자치법 개정은 주민자치회의 활성화를 위한 첫 걸음이다. 앞으로 정부, 지방자치단체, 주민 모두의 노력이 병행돼야만 '주민자치회'가 확대되고, 또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주민자치회'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환경을 다져주고, 주민은 지역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방자치단체 현장 공무원들은 주민을 지방행정의 대상이 아닌 파트너로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주민자치회의 안정적인 재원확보를 위한 지원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당진시는 읍·면·동 단위의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해 주민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민들이 주민총회에 모여 해당 마을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면 행정은 그 지역 주민세를 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세종특별자치시도 주민세 전액을 읍·면·동 자치사업과 주민자치회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향후 주민자치회의 도입 초기에 겪을 수 있는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자립하는데 있어 주민세가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주민이 지역사회의 일을 스스로 해결함으로써 정치적 효능감이 충족될 때 사회적 자본은 더욱 두텁게 쌓이고,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더 발전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다. '주민자치회'는 주민이 스스로의 일을 해결할 수 있게 만드는 훌륭한 매개체이다. '주민자치회'에 대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지자체의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주민이 주연 배우인 지방자치라는 공연이 절찬리에 흥행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