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기 사회 세 자매 다룬 작품 'Celestial Bodies'로 영예

▲ 올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오만의 여성작가 조카 알하르티(왼쪽)과 번역가 메릴린 부스[EPA=연합뉴스]

오만 작가 알하르티, 맨부커상 수상…아랍어 작품 최초

과도기 사회 세 자매 다룬 작품 'Celestial Bodies'로 영예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올해 영국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이 오만의 여성 작가 조카 알하르티(Jokha alharthi·40)에게 돌아갔다.

알하르티는 이번 수상작인 'Celestial Bodies'(천체)에서 세 자매 이야기를 통해 식민지 시대 이후 오만 사회의 변화상을 보여줬다.

아랍어로 쓴 작품이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이 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는 처음이라고 가디언과 AFP통신이 보도했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선정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알하르티의 수상 사실을 전하면서 수상작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매력적이며 시적인 통찰력을 통해 과도기 사회 및 이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정위원장인 역사가 베터니 휴즈는 "노예가정이 최악의 빈곤에서 새로운 부를 일구기까지의 서로 다른 모양의 삶과 사랑, 상실을 통해 이 사회에 대해 배우게 된다"며 소설이 "방 안에서 시작해 세계에서 끝난다"라고 말했다.

알하르티의 이번 수상작은 오만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노예를 소유하는 식의 전통적인 사회가 점차 변화하는 것을 겪는 세 자매 이야기를 다룬다. 세 자매는 각각 부유한 가문으로 시집을 가고 억지로 결혼을 했거나, 캐나다로 이주한 한 남성을 기다리는 처지다.

휴즈는 심사위원들이 작가의 "미묘한 예술가적 기교"를 후하게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알하르티는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 후 "풍부한 아랍 문화로 가는 창이 열려 감격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알하르티는 5만 파운드(7천600만 원)의 상금을 자신의 이 작품을 영어로 옮긴 미국인 번역가 메릴린 부스와 절반씩 나누게 된다.

오만의 여성 소설이 영어로 번역된 것도 알하르티의 이 소설이 처음이다.

알하르티는 그동안 소설 3편과 2권의 단편집, 한 권의 어린이 책을 아랍어로 썼다.

한편, 지난 2016년에는 한강이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로 이 상을 받았다.

맨부커상은 영국 등 영연방 국가 작가에게 주는 상(Man Booker Prize)과 영연방 외 지역 작가와 번역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부문 상으로 나뉘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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