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처음 들어온 커피 매장이다보니 2시간이 넘는 기다림도 추억이 될 것 같네요.”

지난 주말 오후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미국 커피 프랜차이즈 '블루보틀' 1호점 앞에는 200여 명이 길게 줄을 서 장사진을 이뤘다.

건물 바깥벽을 따라 한없이 이어진 줄의 끝에 서자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 뒤로 금방 사람들이 이어 섰다.

지난 주말 오후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미국 커피 프랜차이즈 '블루보틀' 1호점 앞에는 200여 명이 길게 줄을 서 장사진을 이뤘다. 사진=이심건
지난 주말 오후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미국 커피 프랜차이즈 '블루보틀' 1호점 앞에는 200여 명이 길게 줄을 서 장사진을 이뤘다. 사진=이심건

 

건물 안에 들어갔다고 기다림은 끝나는 게 아니었다.

1시간 반 동안을 기다리다 들어간 매장 내부에도 40~50여 명 대기 중이었다.

지난 3일 문을 연 블루보틀은 개점 당일 새벽 5시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져 3~4시간은 기다려야 주문할 수 있을 정도로 문전성시였다. 오픈 한지 약 2주가 지났지만 그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밀레니얼 세대인 청소년들이 블루보틀에 열광하는 것은 한마디로 적당한 가격에 경험할 수 있는 희소성 때문이다.

세계 곳곳에 매장을 뒀지만 국내에선 맛볼 수 없던 글로벌 커피 브랜드가 처음 상륙했다는 사실이 밀레니얼 세대들의 발길을 이끈 것이다.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와이파이와 콘센트가 없고, 긴 대기시간과 까다로운 주문 시스템 등 여러 제약들도 이들 세대에게는 하나의 신기한 체험으로 여겨진다.

밀레니얼 세대는 블루보틀 같은 희귀 아이템을 선점한 경험을 공유하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활동을 하나의 놀이 문화로 즐긴다.

이날 매장을 찾은 회사원 장영민(30) 씨는 블루보틀 간판 아래 테이블에 커피와 빵을 놓고 휴대폰 카메라로 셀 수도 없이 많은 '인증샷'을 찍었다.

장 씨는 "다른 커피전문점보다 2천~3천원 비싼 가격이지만 1만원 이내로 경험할 수 있는 신기하고 특별한 경험이라 아깝지는 않은 것 같다"며 "기왕 방문해보는 거라면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초창기에 가보는 편이 국내 첫 상륙의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국내에 처음 문을 연 대만의 흑설탕 밀크티 전문점 '더 앨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9일 오후 2시 '더앨리' 가로수길점.

이곳은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에도 매장 밖까지 긴 줄이 늘어섰다.

개점한지 9개월이 지났지만, 주말엔 여전히 한 시간 이상은 대기해야 주문할 수 있다.

최근 열풍인 흑설탕(흑당) 버블티를 마시기 위해 각지에서 몰려든 인파 때문이다.

이곳도 별다른 홍보 없이 블로그나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일명 '핫 플레이스'가 됐다.

대학생 장모(22·여) 씨는 "처음에는 몇 시간씩 줄을 서면서 버블티를 마셔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와서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같이 동행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인증샷 등을 남기면서 그 시간을 즐기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1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특별한 경험을 통해 만족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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