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사람(懒人)’을 위한 중국의 ‘란런(懒人)’경제가 뜨고 있다.

진짜 게으름 때문이라기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해서라도 시간과 노력을 아끼고 남는 시간을 관심사에 투자하는 소비현상이 두드러진 것을 뜻한다.

란런 시장은 중국의 대도시와 젊은 소비자, 1인 가구, 모바일쇼핑 인구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데 1인 가구와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는 우리나라 소비시장과 많이 닮아있어 이러한 소비성향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 지부가 발표한 ‘최근 중국 란런경제 발전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중국에서 ‘게으른 사람’을 뜻하는 ‘란런’ 수요를 만족시키는 경제가 상품에서부터 서비스까지 폭넓게 확산하고 있다.

올해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판매된 양말 세탁기, 창문 자동청소기, 1인용 훠궈 등 란런상품 매출은 160억 위안으로 지난해보다 70% 급증했다.

관련 시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로컬 O2O 서비스를 기반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앱으로 주문한 물건을 배송해주는 일부터 신선식품을 즉석에서 조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허마센성, 새우 껍질을 대신 발라주는 바오샤스, 오디오북 플랫폼 란런팅수까지 가지각색이다.

어러마 등 음식배달 서비스, 다다 등 심부름 서비스, 58따오지아의 가사·세차·아이돌보미 등의 자택 방문형 서비스 업체도 속속 등장해 관련 시장 규모도 5644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란런 경제’는 기회와 동시에 도전을 제시하지만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방문 서비스의 안전성, 업무 전문성 부족 등의 취약점이 소비자의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2017 중국 인터넷 보안문제 사용자 조사 보고서’ 조사결과 중국 네티즌의 85.5%가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온라인 쇼핑 사용자의 절반인 4억8000만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지난해 1년간 915억 위안(약 1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역협회 심준석 상하이지부장은 “2050년에는 중국의 1인 가구가 1억3000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란런경제가 소비패턴의 주축이 될 것”이라며 “개인정보 유출 및 방문 서비스 안정성 등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많은 만큼 이런 점을 해결한다면 우리 기업들도 중국 란런경제 선점경쟁에 나서볼 만하다”고 말했다.

진나연 기자 jinny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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