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 알렌연구단, 편지 공개, “이용익은 이익 위해서만 행동”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한국인들은 약속을 곧잘 하지만 약속을 지키는 데는 취약하며, 고종은 끔찍할 정도로 나약한 사람이기 때문에 일본인들이 그를 손쉽게 협박할 수 있다."

미국 선교사 겸 의사로 조선에 건너와 고종 정치고문으로 활동한 호러스 알렌(1858~1932)은 1905년 12월 14일 전직 미국 육군 소장 윌슨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이 보필한 대한제국 황제를 이렇게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알렌의 편지는 건양대 충남지역문화연구소 알렌연구단이 뉴욕 공립도서관 소장 '알렌 문서'를 수집·정리·해제해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작업을 통해 알려졌다. 알렌연구단은 이화사학연구소와 지난 17일 이화여대에서 개최한 '알렌 문서로 보는 개화기 조선' 학술대회에서 알렌 문서 DB 작업 성과를 발표했다.

알렌은 고종 측근으로 황실 재정을 담당한 이용익(1854~1907)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하는 사람"이라며 "이용익의 지배를 받느니 일본의 지배를 받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구책임자인 김현숙 건양대 교수는 "알렌이 한국어 학습을 위해 남긴 172쪽짜리 어휘책 등 재미있는 사료가 많다"고 말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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