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명 병원行…불안감↑
재가동 중단 기자회견도

20일 서산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서산시청 앞에서 한화토탈 재가동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20일 서산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서산시청 앞에서 한화토탈 재가동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충청투데이 이수섭 기자] 지난 17일 서산 한화토탈 대산공장 유증기 유출 사고로 병원진료를 받은 사람이 500여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산공단에서 근무하는 그린케미칼 소속 신 모씨도 이날 야간 근무를 위해 퇴근하는 도중 대산시내를 접어들면서 평소와는 다른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고 한다.

신 씨는 “제가 근무하는 작업장은 한화토탈 사고 현장하고 10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야간 근무 당시 바람방향에 따라 냄새가 났으며 회사 지시로 방독면을 쓰고 일하고 다음 날 아침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퇴근 후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 구토를 하고 얼굴도 따가워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혈액검사 등을 한 후 수액을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현재는 별다른 증상을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연이은 한화토탈 사고로 출근하는게 불안하다”며 “조속한 재발 방지대책이 세워져 안전한 작업장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곡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모씨의 경우 “무장1리에서 모를 심고 있는데 고무 타는 이상한 냄새가 계속 났다”며 “처음에는 모를 심는 이앙기 고장으로 알고 기계를 살펴봤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어 계속 작업을 했지만 냄새 때문인지 속이 메스껍고 두통도 느껴져 작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토탈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가 진료를 받았다. 현재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몸에 어떤 물질이 노출됐는지 몰라 걱정된다”며 “피해 보상이나 지원보다는 원천적인 환경방지시설이 마련돼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산시내에서도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병원을 찾고 있다. 서산 동문동에서 살고 있는 박 모씨는 17일 오후에 집에 있다가 밖으로 외출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목이 따끔거리고 이상함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고 전했다. 병원 진료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메스껍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한화토탈 대산공장은 현재 아수라장이다. 지난달 25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한화토탈 노조의 전면파업에 이번 유증기 유출사고까지 맞물리면서 공장내부는 그야말로 쑥대밭이다. 현재 한화토탈은 정기보수 기간으로 이번 전면파업에 따른 노조원들이 대거 이탈하며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재가동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정기보수 과정에서 파업으로 운전원들의 협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재가동 하는 과정에서 큰 문제는 없으리라 판단했는데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화토탈은 권혁웅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하고 사고가 발생한 공장에 대해 가동을 정지하고 전문기관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는 등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이번 사고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분들의 사과를 전했다.

서산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20일 서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파업에 따른 비숙련 노동자 투입으로 공장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어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며 “공장 재가동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공장 전체의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서산=이수섭 기자 l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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