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철 충남도교육감

주위 환경이나 일의 형편에 걸맞게 어울리는 분수와 품위를 '격'이라고 한다. 인격은 사람의 됨됨이로 '개인이 자신을 지속적이며 통합적인 자아로 의식하는 작용'을 말한다. 인격은 언행으로 표출되며, 교육을 통해 완성해 간다. 최근 일부 정치인의 언행을 보면 학창시절 공부로 이름을 날리다 소위 명문대를 나와서 민의의 대변자로 일하는 사람들이 맞나 싶을 때가 있다. 예전부터 정치인들의 막말은 있어왔지만 요즈음 그 정도가 지나쳐 우리 아이들이 보고 흉내라도 낼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교육은 차가운 두뇌와 따뜻한 가슴을 지닌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선생님들에게 인격 없는 지식만을 가르치도록 강요해온 측면이 적지 않다. 우리 정치에서 보이는 막말과 같은 극단적인 자기주장의 모습도 결국 우리 교육에서 인격과 민주주의를 가르치지 못한 탓이 크다. 인격이 있는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 안에서 민주주의 원칙이 구현되고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존중하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아이들에 대한 선생님들의 무한한 애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정당한 지도에도 불구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폭언·수업방해 등 교권이 침해당하는 현실에서 가르침에 대한 열정과 학생 지도에 대한 애정을 찾기는 쉽지 않다.

교육부의 '2014~2018년 교권침해 현황'자료를 살펴보면 2014년 4009건이던 교권침해 건수가 2018년 2450건으로 감소세라고 한다. 그러나 학부모 등에 의한 교권침해건수는 2014년 63건에서 2018년 201건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많이 증가했다. 교권침해 발생건수의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 해마다 느끼는 교권침해는 학부모 등에 의한 교권 침해나 교권침해의 저 연령화로 이미 심각한 수준에 있다. 이러한 교권침해가 벌어지는 교육현장에서 교사와 학생이 서로의 마음을 담아 인격이 있는 교육을 실천할 수 있을까?

충남교육청은 선생님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인격 있는 지식을 가르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가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교원들의 교권 상담을 위한 대표전화 1588-9331 운영, 교원침해 사안의 대처를 위한 교원배상책임보험가입, 교권침해 교원에 대한 치료지원 등을 통해 교권을 보호하고 교권 친화적 학교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말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의 인격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정치인은 국민, 교사는 학생, 학부모는 교사의 입장을 먼저 떠올리며 품격에 맞게 이야기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품격은 교육을 통해 배움으로써 완성해 가는 것이다. 아이들 곁에서 제일 빛나는 우리 선생님들의 교육활동이 존중받고, 배움의 즐거움이 넘치는 교실에서 인격이 있는 지식을 쌓아가는 충남교육이 되도록 220만 충남도민과 각각의 교육공동체가 학교에 대한 무한한 신뢰, 교육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길 바란다. 그것이 격이 있는 사회를 만들고 우리 충남,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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