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공장에서 지난 17일과 18일 연속 두 차례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해 직원과 인근 주민 등 300여명이 치료를 받았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달 26일에도 유증기 폭발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주민들이 불안감을 토로하고 나섰다. 대산공단에서 걸핏하면 각종 사고가 발생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철저한 원인 규명 및 재발방지책이 긴요하다.

사고는 17일 공장 내 스타이렌 모노머(비닐 벤젠) 고정 옥외 탱크 온도가 오르자 40여 분간 유증기가 유출하면서 발생했다. 공장에는 대피명령이 내려지는 등 긴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사고 당시 탱크에서 빠져나온 유증기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공장 주변은 물론 4㎞ 떨어진 마을까지 번져나갔다. 심한 악취를 동반한 두 차례 사고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안구 통증과 구토, 메스꺼움 등의 증세로 서산의료원과 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 후 한화토탈 측에서 홈페이지에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게시하고 추가 사고 방지를 약속했지만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해 머쓱해졌다. 비전문가를 공정에 투입한 나머지 사고가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는 이번에 유출된 물질이 유해 화학물질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의료진은 주민들이 역한 냄새로 고통을 호소했다는 점을 들어 추가 검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전고용노동청은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유사사고가 속출하고 있어 석연찮다. 원인을 제대로 규명해야 옳다.

대산공단은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로 국가는 물론 지역경제에 기여한 공로가 실로 막대하다. 다만 대산공단에서는 화학물질 누출 사고를 비롯해 악취, 불꽃 및 폭발음, 미세먼지, 교통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른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18일에는 지역에서 페놀 유출 사고가 발생해 긴급대책회의가 열렸다. 지난해 1월에도 발암성 물질인 벤젠 유출사고로 지역에 비상이 걸렸었다. 유사 사고가 발생한다는 건 사고예방 및 사고원인 규명, 사후처리 등의 일련의 단계별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단의 실행력 담보에 사활을 걸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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