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살펴본 2019 프로야구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2019 KBO리그가 30% 정도 진행됐다. 아직 소화한 경기보다 남은 경기가 훨씬 많지만, 벌써부터 ‘5강 5약’으로 나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교롭게도 공동 3위에 오른 NC를 제외하면 수도권 팀들(1위 SK·2위 두산·3위 LG·5위 키움)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프로야구마저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의 한화이글스는 현재(16일 기준) 21승 22패 승률 0.488로 6위에 올라 있다. 5위 키움과는 2.5경기 차이다. 이는 따라잡기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쉬워만 보이지는 않는 차이다.

이번 주 ‘스포츠 픽’에서는 몇 가지 기록을 통해 왜 한화가 가을야구에서 두어 걸음 물러나 있는 지(적어도 현재까지는)를 알아보려 한다.

한화의 팀 전체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6.44로 10개 구단 중 4위다. 이 부분 1위 두산은 10.13을, 최하위 KIA는 2.99를 기록 중이다. 팀 WAR은 순위보다 높다. 하지만 야구는 ‘투수놀음’이라 했던가. 마운드 쪽 기록을 보면 사정이 좀 다르다.

한화의 팀 WHIP는 1.57로 전체 8위에 그치고 있다. 이는 한 이닝당 상대팀 타자 1.57명을 출루시킨다는 의미다. 이 부분 전체 1위는 LG로 1.20이며, 한화보다 기록이 안 좋은 팀은 KIA(1.67)와 롯데(1.71) 뿐이다.

팀의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는 LOB%(출루시킨 주자 중 득점을 허용하지 않은 비율)를 보면 한화는 67.7%로 5위에 랭크돼 있다. 팀 순위와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이 부분 1위 두산(75.0%)과는 7.7%나 차이가 난다.

한화의 선발진을 살펴보면 평균방어율은 5.35이다. 한화보다 선발 ERA가 안 좋은 팀은 KIA(6.33) 뿐이며, 리그 전체 선발 평균(4.35)보다도 낮은 수치고, 1위 두산(2.73)보다는 두 배가 넘는 기록이다.

한화 선발투수들의 WAR은 1.02로 10개 구단 중 9위며, 리그 전체 선발투수들의 WAR 합산은 33.03, 1위 두산은 7.66으로 나타났다. 선발투수들의 WAR만 보면 1위 두산 선발은 한화 선수들보다 7배 많은 승리를 팀에 안겨준 것이다. 이 부분 꼴찌 KIA가 -0.79로 오히려 승리를 깎아먹었다는 점을 위로로 삼아야 할까.

또 한화 선발진의 WPA(승리기댓값)는 -2.98로 역시 9위에 처져있다. 이 부분 리그 1위도 두산(4.60)이며, 꼴찌도 KIA(-4.29)다. 역시 야구는 투수놀음인가 보다.

한화 구원진의 평균방어율은 4.65로 팀 순위와 같은 6위다. 이 부분 1위는 LG(2.91)이며, 최하위는 롯데(6.61)다. 한화 불펜의 WAR은 2.93로 리그 3위의 수치이며, WPA는 -0.18로 4위였다. 지난 시즌도 그랬지만 한화 마운드는 선발보다는 불펜의 비중이 큰 것을 볼 수 있는 수치다.

한화는 현재(16일 기준) 43경기를 치러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01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던 전설의 포수 요기 베라의 말처럼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독수리 군단의 불꽃 투혼으로 팬들에게 ‘가을야구’를 선물하길 바란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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