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밟을 수 있도록 거꾸로 눕혀놔

5·18민주화운동 당시 무차별한 진압 작전을 수행한 제11공수여단 정문 앞에 세워진 이른바 '전두환 비석'이 광주 5·18자유공원으로 옮겨졌다.

광주시와 5월 단체는 전남 담양 11공수여단의 부대 준공기념석을 광주 5·18자유공원 화장실 인근으로 이전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준공 기념석은 1983년 11공수여단이 전남 담양으로 부대를 이전하면서 세워진 것으로 '선진조국의 선봉 대통령 전두환'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5월 단체는 시민들이 기념석을 밟을 수 있도록 거꾸로 눕혀놓았다.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고 헌정 질서를 파괴한 전두환과 신군부에 대한 분노의 의미를 담았다.

당초 비석은 공원 내 영창 옆으로 옮겨질 예정이었지만 '전두환의 이름이 공원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는 일부 5월 단체 회원들의 반발로 공원 화장실 인근에 자리 잡게 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비석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역사적 상징물 가운데 하나"라며 "교육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이전했다"고 말했다.

광주에는 전두환 비석 밟기로 유명한 곳이 또 있다.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바닥에는 ‘전두환 대통령 각하 내외분 민박 마을’이라는 글귀가 적힌 ‘담양민박 기념비’가 있다.

일명 ‘전두환 비석’이라 불리는 이 돌은 망월 묘역을 찾는 많은 참배객이 밟고 지나가면서 당시 신군부의 5·18 만행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상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은 여야 정치인들에게 광주 방문 시 통과의례와 같이 ‘전두환 비석을 밟느냐 밟지 않느냐’로 그 정치인의 역사의식을 판단하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투데이픽 todaypi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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