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올여름 폭염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대전의 수은주는 25.7도를 기록했다.

경남 양산과 경북 경주의 경우 27.5도까지 올랐고, 제주는 26.2도, 광주 26.1도, 서울 25.6도, 대구 25.5도, 인천 25.2도 등을 기록했다.

이날(5월 17일) 전국의 평년(1981∼2010년 평균) 낮 최고기온이 21∼25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더위가 얼마나 일찍 찾아왔는지 알 수 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측정한 광주 서구 풍암동 낮 기온이 33.1도를 기록했다. 그날 광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내려지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발효시기를 볼 때 2008년 6월 1일 폭염 특보(주의보·경보) 제도를 시행한 이래 전국적으로 가장 이른 것이다.

이른 더위가 이어지면서 100년이 넘는 기상관측 이래 사상 최악의 더위를 기록한 지난해 수준의 폭염이 올해도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8월 1일에는 강원도 홍천의 수은주가 41.0도까지 올라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도 같은 날 기온이 39.6도까지 올라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올여름 폭염은 지난해보다는 약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최근 "지난해 여름과 폭염 일수는 비슷할 수 있지만 40도까지 올라가는 일은 지난해보다 적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의 원인 중 하나는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동시 발달했기 때문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우리나라 여름철 더위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 잡은 가운데 고도가 높은 티베트 일대 공기가 데워진 뒤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우리나라 기압계 상·하층이 모두 뜨거워져 기온이 치솟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 지역이 아직 눈으로 덮여 있어 뜨거운 고기압이 지난해만큼 발달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엘니뇨 영향도 있다. 현재 페루, 칠레 등 남아메리카 국가의 서쪽 연안에는 엘니뇨가 발달해 있다.

과거 관측 데이터를 볼 때 여름철 엘니뇨가 발달하면 우리나라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경향이 있어 올여름 폭염은 작년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한편 기상청은 추가 분석을 거쳐 오는 23일 올여름 폭염 예보를 발표한다.

투데이픽 todaypi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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