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세계 측정의 날… 4개 재정의
“일상생활 속 변화·혼란은 없을 듯”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세계 측정의 날인 오는 20일, 국제단위계(SI)의 7개 기본단위 중 4개 단위의 개정된 정의가 공식 시행된다.

역사상 최초로 한꺼번에 4개 단위의 정의가 바뀌는 이번 재정의를 통해 7개의 기본단위는 전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기본상수를 정의에 활용하게 된다.

지난해 11월 16일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CGPM)’는 기본단위인 킬로그램(㎏), 암페어(A), 켈빈(K), 몰(mol)의 재정의가 의결됐다. 1875년 5월 20일, 도량형의 전 세계적인 통일을 처음으로 논의한 미터협약(Meter Convention) 이래 정확히 144년 만에 모든 기본단위가 불변의 속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단위를 변하지 않게 하는 법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단위의 정의에 값이 변하지 않는 기본상수를 활용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미터(m)다. 미터는 1875년 미터협약이 체결되며 국제미터원기라는 물체를 만들어 기준으로 삼았으나, 현재는 불변의 상수인 빛의 속력(c)을 이용해 정의한다.

이번 단위 재정의에는 플랑크 상수(h), 기본 전하(e), 볼츠만 상수(k), 아보가드로 상수(NA)라는 고정된 값의 기본상수를 기반으로 킬로그램, 암페어, 켈빈, 몰을 새롭게 정의한다. 단위가 비로소 안정성과 보편성이 확보된 불변의 기준으로 자리하는 것이다.

단위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이번 기본단위 재정의를 두고 표준 과학자들은 ‘거대한 변화지만 아무런 변화도 없다(a huge change, but no change)’라고 표현한다. 이는 미래 과학기술과 산업을 한 단계 앞당기는 중요한 변화지만, 일상생활에서 알아차릴 정도의 변화는 없으므로 혼란 또한 없을 것을 의미한다.

박연규 한국 표준과학연구소 물리측정본부장은 “국민들의 체감하는 부분은 없지만 향후 전 세계적으로 단위 측정 장비에 대한 개발 연구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미래 과학기술을 주도하는 무궁무진한 기술들은 전부 단위라는 정확한 기준이 밑바탕이 되는 만큼 측정과학 발달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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