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충청 민생 투쟁 시점에
민주 '진짜 민생 대장정' 출범
"우연히 시기 겹쳐" 해명 했지만
"충청공략, 좌시 못했을 것" 분석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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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자유한국당이 15일에도 충청권 민심을 얻기 위한 민생 투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맞불 성격의 민생 대장정을 시작하면서 그 ‘시기’를 놓고 묘한 기운이 감돈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이 '충청권' 출신 의원들로 채워져 있는 상황에서 충청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당의 의도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현재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까지 모두 지역 출신 의원들로 채워지면서 '충청 트로이카’ 체제가 구축됐다.

이해찬 대표는 충남 청양, 이인영 원내대표는 충북 충주,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충북 청주 출신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내년 총선 승리=중원 표심’이라는 의도가 은연중에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이 충청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13일 오후 충북 충주에서 충청권 대장정을 시작한 황교안 대표는 14일에는 제천 봉사활동과 청주시학교운영위원협의회를 갖고 늦은 오후 대전으로 자리를 옮겨 대장정을 이어나갔다.

이날 역시 오전 대전 유성에 위치한 국가핵융합연구소를 방문한 데 이어 오후에는 충남 천안으로 이동해 아동시설 봉사활동에 나섰다.

오는 17일에는 대전을 다시 방문해 중앙당 지도부가 총출동하는 '문재인 정권 규탄 장외집회'에 참석한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2일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삭발 투쟁에 나섰으며, 같은날 지방 순회 투쟁의 포문도 대전에서 열었다.

이같은 한국당의 충청 집중 공략이 민주당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충청권 의원들을 자극해 이날 맞불 성격의 민생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민주당 을(乙)지키는 민생실천위원회(을지위)는 이날 국회에서 '진짜 민생 대장정: 2019 민생바람 출정식'을 가졌다. 

을지위는 1차 민생대장정 기간인 이날부터 31일까지 민생 현장에서 의견을 듣고 해답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논의될 사안들이 결정되면서 우연히 시기가 겹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의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집권 여당 지도부 핵심이 '충청권' 출신 의원들로 채워져 눈길을 끌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의 충청 민심 공략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며 "이에 대해 민주당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다면 지역 민심 이반이 가속화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내년 총선 등의 복합적 이슈로 한국당의 충청권 공략을 마냥 좌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에 맞춰 민주당도 민생 대장정이란 맞불을 놓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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