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성화 등 효과 입증돼도
市차원 도입 움직임은 전무해
"블록체인 접목해 서둘러야"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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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효과로 각광받는 ‘지역화폐’가 대전에선 유독 잠잠한 모양새다.

전국 지자체가 블록체인 기술 등을 접목한 ‘지역페이’ 수준의 도입을 통해 긍정적 효과를 거둔 만큼 대전시도 연구기반 확보 및 지역화폐 도입을 서두름으로써 순환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화폐는 지자체가 발행 주체로써 관할 행정구역 등 특정지역 내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로, 해당 지역 내 소비촉진 및 지역자금 역외 유출을 막아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목적성을 갖는다. 최근에는 지역화폐가 종이지폐로 통용되는 관념을 넘어 ‘블록체인’(가상화폐 거래 해킹을 막는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실제 경기 시흥시의 경우 지역화폐에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된 ‘시루’를 지난해 9월 출시, 한 달여 만에 유통 목표 20억원을 조기 달성했다. 스마트폰으로 가격을 지불하는 QR 결제방식을 채용해 편의성을 높인 시루는 추가 발행을 통해 현재까지 80억원 이상 유통됐다. 서울 노원구의 ‘노원’도 블록체인 결합 지역화폐로 성공적인 정착을 이뤘다. 노원은 현재 276개의 가맹점 확대를 통해 지역화폐 사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기도 한다.

이들 지역의 경우 이 같은 지역화폐 도입을 통해 지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는 물론 가계의 소비문화를 바꾸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지역화폐의 긍정적 효과가 입증되면서 전북의 ‘전북코인’ 등을 비롯해 부산, 경남, 제주 등도 지역화폐 도입을 추진 중이다.

반면 4차산업혁명 특별시를 표방하고 있는 대전시의 경우 이 같은 지역화폐 도입이 다소 뒤처지고 있다. 내달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덕구의 ‘대덕e로움’을 비롯해 시범사업 수준에 그쳤던 중구 석교동의 ‘벗’ 등을 제외하고는 시 차원의 지역화폐 도입 움직임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역화폐에 대한 긍정성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활성화 등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전문가 등은 산발적이고 일시적인 사업에서 벗어나 행정적 지원 체계를 구축한 시 차원의 지역화폐 도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전에서 민간 지역화폐를 도입한 A협동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시범사업 수준으로 시행됐던 대전 내 지역화폐의 경우 전자카드 및 상품권 형태로 운영되는 탓에 실질적인 시행범위가 협소하고 지속성 차원에서 한계성이 드러났다”며 “지역화폐 사업의 지속적 운영을 위해선 민간기술의 블록체인에 행정기획성이 더해지 등의 형태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화폐 도입 선사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풍부한 연구인프라 등으로 블록체인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대전시가 이를 접목한 지역화폐를 내놓지 못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지역화폐 관련 조례 도입 등을 통해 민간부문과 시가 결합한 지역화폐를 활성화시키고 선순환경제를 통한 지역경기 활성화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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