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초기 대비 직원 2배 증가
신규직원 대거유입… 역량 부족
직원 역량 강화·인사제도 마련
현장중시·업무이관 등 대안 필요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세종시교육청이 명품교육 정책을 이끌기 위해선 ‘대대적 조직 재정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다. 세종시 신도심인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시민들은 ‘명품교육’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게 사실. 장밋빛 도시계획에 맞춰 인프라가 확충되는 행복도시지만, 명품교육이 뒷받침 되지 못할 경우 도시의 가치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세종시교육청의 책임은 막중하다. 관습적 정책의 틀을 벗어난 혁신적인 제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방대해지는 조직… 직원 역량강화 시급

2012년 2국·6과에 현원 174명으로 출범한 세종시교육청은 2019년 3월 1일 기준으로 3국·1관·1담당관·11과·46담당에 현원 358명으로 교육청 내부 직원이 2배 이상 급증했다. 단층제(기초+광역) 구조를 수행하기 위한 방대한 조직을 만드는 중. 이 과정에서 대규모 신규직원 수혈은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초창기 유입된 신규직원들은 성장과정에서 타 시·도교육청에 비해 직급이 한 두 계단 높은 혜택(?)을 본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역량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세종시교육청은 광역 업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수많은 신규직원의 역량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잦은 실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생한 고교배정 오류사태 등의 문제가 단편적인 예다.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경험이 풍부한 배테랑 직원을 수혈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기존 직원의 인사적체 문제 등을 이유로 배제된 게 사실이다. 현재 세종시교육청은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연수 및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내막을 보면 형식적인 프로그램에 그치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세종시교육청의 일부 하위직 공무원들은 승진만 빠를 뿐이지, 타지역 동급 직원들에 비해 역량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보다 실질적인 직원들의 역량강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직 성장 이끌 인사제도 필요

세종시교육청의 조직이 방대해지면서 일부 직원들은 향후 인사적체의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광역단체 업무를 수행하는 세종시교육청은 타 시·도교육청에 비해 발령지가 근거리라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직속기관 부족 등을 이유로 향후 성장과정에서 인사적체가 예상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의 직속기관은 현재 세종시교육원, 평생교육학습관, 교육시설지원사업소 등 3곳이다. 향후 창의진료교육원, 제주 학생해양수련원 등이 계획돼 있지만 인사적체에 대한 물꼬를 트기엔 규모가 역부족이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인사적체 해소 방안을 고민하기 이전, 관리자급의 역량강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5급 사무관과 4급 서기관 승진 이후 무사안일적 사고에 빠지는 행위는 조직의 행정력을 저하시키는 구조이기 때문.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인사 대상 기관은 직속기관이 전부가 아니다. 관리자들의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선 세종시청 및 타 기관처럼 중앙부처로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져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면서 “중앙부처 및 타기관과의 교류가 활성화 될 경우 교육청 직원들의 역량도 높이고, 인사적체 문제도 해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조언했다.

◆학교조직 재정비 중요

세종시교육청의 정책 수행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선진형 균형잡힌 인사제도’가 요구되고 있다. 세종시 일선학교는 현재 고등학교 행정실장은 5급 사무관, 유·초·중학교는 6급 이하가 행정실장을 맡는 구조다. 이러한 방식은 전국 대다수 교육청이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교육청의 경우 기존 틀을 탈피해 초등학교도 학급 수가 많을 땐 5급 사무관이 행정실장을 맡고 있다. 충남도교육청도 최근 내포신도시에서 이 같은 방식을 시범운영했다. 특히 경찰청과 국세청 등의 인사원칙도 일선 현장을 중요시하는 균형적 인사원칙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일선학교 행정실 위상 강화는 교사들의 만족도로 이어진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최근 전교조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대전지역 교사 10명 중 4명이 ‘교사로서 가장 힘든 점’에 행정업무를 꼽았다. 기존 사무보조 및 공모직 선발을 최소화 한 이후, 학급 수가 방대한 학교의 행정실 직급과 규모를 늘려 교사들의 행정업무를 이관시키는 방안도 교육청의 인사적체 해소, 교사의 학업업무 집중도 향상 등을 이끌 수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일선학교의 업무도 중요한데 본청만 프리라이더가 생기는 것도 문제다. 균형있는 인사원칙 마련은 세종시가 교육자치권 확보를 위해서 선도적으로 시행해야 할 과제”라면서 “명품교육을 실현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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