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어느 시골 농부가 추운 겨울, 땅파는 일을 하다 겨울잠을 자고 있는 독사를 발견했다. 독사는 너무 추워 얼어 죽을 지경이었다.

농부는 그 독사를 자루에 담아 자기 집 안방에서 따뜻하게 녹여 주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살아난 독사는 그 착한 농부를 물어 버렸다. 농부는 가엽게도 죽고 말았다.

농부는 죽으면서 "너를 살려 주었는데 왜 나를 죽이느냐!" 하고 물었다. 그러자 독사는 대답했다. "이것이 내 본능이라 어쩔수 없었다."

B : 옛날 어느 마을에 오누이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둘이서 산넘어 외갓집 심부름을 다녀 오다 고개 마루에서 호랑이를 만났다.

호랑이는 곧 바로 이들 오누이를 잡어 먹으려고 으릉거리며 말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겠다."

겁에 질린 오누이는 얼른 보따리에서 떡을 꺼내 주었다. 그러나 떡을 먹을 동안 잠잠하던 호랑이는 조금 못가서 또 으르렁 거리며 말했다.

"네 누이 동생 팔을 잘라 주면 안잡아 먹겠다."

팔 하나 없어도 사는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오빠는 누이의 팔을 잘라 주고 또 하나의 위기를 극복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이번에는 그 호랑이가 집으로 찾아 왔다. 그리고는 엄마같은 다정한 목소리로 "얘들아, 문 열어라. 나는 엄마다. 우리는 한 핏줄이야" 하고 말했다.

문 틈에 들어민 호랑이 손을 보고 누이 동생이 "우리 어머니 손은 고은 살갗인데 당신 손은 털이 많은 걸 보니 엄마가 아니어요" 하고 문을 굳게 잠궜다. 그러자 호랑이가 손에 털을 깎고 날카로운 발톱을 감춘후 밀가루로 예쁘게 분장을 하여 손을 내밀었다.

두 남매는 위장된 호랑이의 하얀 손을 엄마의 손으로 착각하고 털컥 문을 열어 주었다. 그 순간 호랑이는 어린 남매를 덮쳤다.

오누이는 살려 달라고 소리쳤지만 그것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후였다.

물론 위기에 처한 오누이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10월 9일, '문화민족'으로 세계에 자랑할 한글날 아침에 북한은 '반문화적' 핵 실험을 감행했다.

그 순간 대통령을 비롯 온 나라가 북한에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더니 과거처럼 흔들린다. 지난 여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그렇게 시끄럽다 잠잠 했다. 많은 돈과 기술을 들여 쏘아올린 '아리랑 2호' 위성은 북한 상공을 지나면서도 사진 한 장 못 찍었다. 꼭 필요할 때 오히려 먹통이 되어버린 '아리랑 2호', 그리고 핵실험 장소를 두고도 왔다갔다 허둥대는 당국, 이것이 우리의 초라한 모습, 우리의 현주소가 아닐까?

이러다 만약 앞으로 서해 오도에서 북한이 또 도발을 한다면 화들짝 큰소리 나다가 전체적인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섬 한 두개쯤 포기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범하여 '제2의 공산 베트남'이 될까 걱정이다.

남매를 덮친 호랑이도 처음에는 먹을 것(떡)만 주면 살려 주겠다고 했다. 그러다 호랑이는 누이의 팔(영토)을 요구했고 착한 오빠는 전체의 생존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팔까지 잘라주며 평화를 샀다.

그러나 결론은 무엇이었는가?

지금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를 두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 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와 같은 우리 현실이다. 북한 김정일은 한반도의 재앙이 될 핵폭탄을 머리에 이고서도 엉거주춤 북의 처분만 바라게 된 남쪽의 곤혹스러운 모습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역시 너희들 운명은 내 손 안에 있어' 하고.

?<본사 회장>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