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라.'

'못 나간다!'

박성효 대전시장이 취임 100일이 되도록 김광희 대전도시철도(지하철)공사 사장을 비롯, 공기업사장들과 장군, 멍군의 샅바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대전시의 시스템이 개인 밥그릇도 아니고 150만 공의로 움직여 지는 것인데도 말이다.

대전도시철도는 지난달 16일 '180일 무사고 운행'을 홍보하며 개통 6개월에 640만명의 시민이 이용했다는 실적을 발표했다.

누가 뭐라하던 우리는 우리 길을 간다며 '마이 웨이'를 과시한 것처럼 보였다.

공연히 내보내지도 못하면서 박 시장은 리더십에 상처만 입은 셈이다.

시장은 취임후 5개 구청과 엑스포 과학공원만 업무보고를 받고 사퇴를 바라는 대전도시철도 등 3개 공기업에 대한 사장의 보고는 받지 않고 있다. 네가 '마이 웨이'이면 나도 '마이 웨이' 식이다.

그러니 지금껏 대전시의 주요 현안사업에 대한 시장과 공사 사장들간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없다. 결국 이렇게 해서 발생하는 손실은 꼬박 세금을 내고 있는 시민들에게 돌아온다.

대전시지하철은 1조 8000억 원의 공사비를 들여 내년 5월이면 마침내 1호선이 완료된다.

그렇게 되면 5월 이후 지하철건설에 손을 놓게 된 대전시지하철건설본부와 직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대구시는 1호선 지하철이 끝나고 2호선 공사가 진행 중이며 3호선이 계획되고 있다. 그리고 자기부상열차에 도전하고 있다.

광주시도 1호선을 끝내고 2호선의 타당성 검토를 거쳐 구간을 단축하는 선으로 최종 확정단계에 있다.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대전시가 기획예산처에 지원해 달라고 요구한 대전시지하철 부채상환 369억 원이 사실상 삭감됐다는 것이다.

대전시민의 어깨가 더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정부는 대전시의 존재를 '중량급'으로 보는 것인지, '경량급'으로 보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러한 사태가 원천적으로 정부의 일관성 없는 행정에 있다는 데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대전 홀대' 라는 정치적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대전시의 대 중앙정부 대처능력과 전략에도 허점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하철 2호선이 건설되지 않으면 1호선은 '돈 먹는 하마'에 불과하고 대전시의 대중교통순환 문제가 풀리지 않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지난 5월 말로 예정된 정부의 2호선 예비타당성 조사가 아직까지 끝나지 않고 있다. 5월에서 9월로 미루어졌으나 소식이 없다.

중량전철이냐 경량전철이냐도 결정하지 못했고 과연 착공시기가 2009년에 가능한지도 미지수다. 대전시가 이를 위해 거시적 의지를 시민들 앞에 보여 주지도 못한다.

정말 대전시의 미래를 걱정하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리고 있다. 그리고 불안해 하고 있다. 지하철만 그런게 아니다. 3대 하천살리기, 대덕연구단지 활성화, 1·2공단문제, 특히 내년 국가예산을 얼마나 끌어올지, 국회의원들과 대전시가 호흡을 맞추고 있는지….

시민들은 박 시장이 여·야 모두를 아우르며 동시에 듬직하고 믿을 만한, 어느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그러면서 많은 차량(현안 문제들)을 끌고 힘차게 달리는 기관차 같은 모습을 아쉬워 한다. 아울러 150만 시민의 눈빛을 생각하고 사심(私心)없이 '시냇물'이 아닌 '큰 바다'를 보고 뛰어주길 바라고 있다. 박성효 시장 100일을 맞아. <본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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