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후 낚시꾼 몰려

겨울철새 도래지와 천연기념물인 원앙 서식지로도 유명한 논산시 가야곡면 왕암 저수지가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해제되면서 각지에서 몰려든 낚시꾼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1987년부터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던 왕암저수지가 지난달 20일 보호구역 해제를 맞아 낚시꾼 등이 대거 몰리면서 환경훼손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해제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평일에는 40여명, 주말에는 70여명의 낚시꾼들이 왕암 저수지를 찾으면서 각종 쓰레기 등이 무단으로 버려 저수지 수질 및 주변환경이 오염되고 있다.

지난 5∼6일 연휴 기간에는 가족동반 관광객들과 낚시꾼들이 대거 몰리면서 이들이 타고 온 차량이 저수지 주변을 점거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왕암 저수지는 원앙과 겨울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대 등을 설치해 철새 생태를 테마로 한 관광지로의 개발도 추진될 예정이어서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는 가야곡면에서 공공근로인력을 동원해 저수지 주변의 쓰레기를 수거하며 계도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낚시행위 자체를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효과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됐을 때만해도 논산시 수도사업소에서 관리를 맡아 쓰레기 투기 및 낚시행위에 대한 단속이 이뤄졌지만 보호구역이 해제된 현재로서는 단속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야곡면에서는 왕암 저수지 일대를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야곡면 관계자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해제된 지 한달여 밖에 안 지났는데 몰려드는 낚시꾼들로 인해 원앙이 자취를 감췄다"며 "향후 철새 생태와 관련된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 서 있는 만큼 서둘러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해 더 이상의 오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논산시 관계자는 "왕암 저수지에 대한 낚시 금지구역 지정은 현재 관계법령에 의거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論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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