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대부분 부도 복구중단… 신음하는 산림

대전지역 채석장들이 마구잡이로 산림을 파헤친 뒤 현장을 복구하지 않고 있어 광범위한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특히 이들 채석장은 대부분 부도를 맞아 허가청인 자치구가 복구에 나서려 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복구공사비로 인해 간신히 흙이나 덮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오전 중구 어남동 신채호 선생 생가 앞 야산은 산을 쪼갠듯이 절반 이상 잘려나갔고 거의 수직으로 깎여진 절단면은 금방이라도 수백t의 암석이 무너져 내릴 것처럼 보였다. 이곳은 채석업체인 D골재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2000년까지 9.7㏊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골재를 채취하다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후 무방비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중구는 지난해 D업체가 예치해 두었던 5억여원의 보험금으로 복구공사에 들어갔지만 복구는 고사하고 흉물스럽게 드러난 암석을 흙으로 가리기에도 벅찬 실정이다.

안전을 무시한 채 마구잡이식으로 골재를 파 먹은 결과 복구를 맡은 산림조합조차 공사 현장 가까이 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

산림조합 관계자는 "무지막지하게 골재를 채취해 완전 복구는 불가능하다"며 "차라리 남은 부분도 없애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동구 상소동 보광노인병원 왼쪽 야산도 10여년 전부터 J골재에서 골재를 채취해 오다 2001년 채취 허가가 만료된 후 버려졌다.

이곳은 그동안 동구청 등 행정기관으로부터 6차례나 고발될 만큼 불·탈법 골재채취가 극심한 곳이다.

산이었던 자리는 넓은 운동장처럼 변한 채 10여대의 중장비가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고 절반 넘게 깎여 나간 암반은 여기저기 무너져 내렸다.

또 채석장 주변에는 비바람으로 날려온 돌먼지로 희뿌옇게 변해 있었고 인근 소하천은 돌가루로 인해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

채석장 아래로 150여m 떨어진 곳에는 마을이 위치해 있어 집중호우시 산 아래 주택들이 수해를 입을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이미 복구공사가 마무리된 채석장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동구 세천동 채석장은 복구공사 흉내만 낸 듯 산 윗부분은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성토 후 나무를 식재했던 밑부분은 비로 인해 모두 씻겨 나간 상태다.

세천동 채석장 인근 주민들은 "몇년 전 구에서 복구공사를 하며 작은 묘종과 잔디를 심었지만 제대로 식재를 하지 않아 다 말라 죽거나 비로 쓸려 내려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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