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손님, 어서오십시오. 이쪽입니다. 생각 잘 하셨습니다. 언제까지 통닭내기 고스톱만 때리실 겁니까. 화투짝보다 폼나는 게임기 앞에 자~자 편안히 앉으세요. 커피한잔 드릴까요? 혹시 '속 쓰릴지 모르니' 녹차를 미리 드리겠습니다. 소주는 나중에 커다란 고래 잡으신 다음에 걸치세요. 진짜 '횟집'에 가셔서. 자 돌아갑니다. 고기들이 쏟아집니다. 오징어 꼴뚜기 대구 명태 거북이 연어말 물새알 넘쳐나는 바다로 빠져 봅시다. 너무 주눅들지 마세요. 처음엔 다 그래요. 자 쉽죠? 컴퓨터 윈도우에서 화면보호기에서 많이 보던 풍경이죠. 이게 나란히 돌아가면서 한 줄로 늘어서면 잭팟, 대박입니다. 고래가 안보이시나요? 빵빠레가 안 울려요? 어허 밑밥이 떨어졌는데 고기가 걸리나 쯧쯧. 어서 어서 현금뭉치 가져와서 투자하세요. 자자 상품권 받으시고 저어기 건너편에 환전소 있죠? 거기서 바꾸고 또 투자하세요. 네? 다 날리셨다구요? 시간이 되서 이만 가보셔야 겠다구요?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수 있도 있어요.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어디에서든지 PC로 접속해서 즐기세요. 네? 재산 탕진했다구요? 내 돈 내놓으라구요? 이 양반아 당신 신세망친 걸 내가 왜 책임져? 나야 모르지. 정부가 다 알아서 하니까.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로또? 허락해주고 여건 만들어준 우리 넘버원 형님이 알아서 해 주신다구. 당신이 그토록 믿고 따르고, 꼬박꼬박 세금 상납하는 고매하신 당신의 큰 형님, 정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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