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3일 이완구 충남지사 취임식에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물론 정진석, 유근찬 등 국민중심당 의원까지 대거 참석했다. 그러나 박성효 대전시장 취임식에는 열린 우리당 국회의원 가운데 이상민 의원만 참석했다. 더 많은 의원들이 참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 이의원은 대전시당 위원장으로서 격식을 따지지 않고 박시장을 먼저 찾아갔고 간담회도 마련했다.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 셈이다.

대전의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은 5명으로 한나라당은 1명도 없다. 그러니 국회의원만 가지고 생각하면 박성효 시장은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포위된 셈이다.

그러나 이번 5·31 지방선거 결과 시장이 한나라당으로 바뀌었고 5개 구청장도 모두 한나라당이 차지했다.

그뿐 아니라 시의원도 한나라당이 석권해 버렸다. 따라서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야당인 한나라당에 포위된 것이다. 이렇듯 긴장된 힘의 배치는 일찍 대전에 없던 현상이다. 서로가 서로를 포위하고 있는 이 형세는 자칫 파워 게임으로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민이 많다.

필자와 만난 열린 우리당의 대전출신 A의원은 솔직하게 이와 같은 현상을 불안하게 내다 봤다. 구청, 시청, 그리고 지방의회 까지 장악한 한나라당이 내년에 있을 대통령선거, 그리고 곧이어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어떤 작용을 할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구청장이 순수한 행정가로 돌아서야 한다는 것. 인사(人事)에서부터 도시개발에 이르기 까지 정치적 알파가 개재되지 않고 100% 지역민의 입장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시장, 구청장이 순수하게 일을 벌여도 국회의원이 정치적 색안경으로 보면 달리 보이는 법이다. 그러면 국회의원과 지방단체장 사이에 불신, 의혹, 비난… 파워 게임이 일어난다.

국회의원이 가지고 있는 파워는 무엇인가? 중앙으로 부터의 예산을 끌어오는 것이다. 예산 뿐 아니라 정책결정과 지원 등 참으로 많다. 특히 우리 나라처럼 중앙집권적 행정 시스템에서는 중앙의 힘이 매우 크다.

더욱이 박성효 시장의 공약사업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과 시책지원은 중앙정부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런걸 떠나서도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의 사이가 좋아야 지역 분위기도 좋다.

당이 다르다고 불협화음을 내고 파워 게임을 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입는다. 또 시장, 국회의원이 각자 개인플레이를 하여 어떤 것을 성취하면 서로 '내가 했다'고 자기 생색을 내는 볼썽 사나운 일이 벌어지게 돼 있다. 이런 일은 과거에도 많이 있어 왔다.

그러니 당이 달라도 개인 플레이를 하지 말고 팀웍을 이루어야 한다. 충청북도와 仁川, 강원도는 당파를 떠나 지역문제라면 하나로 뭉친다.

당과 당 '오기' 부리지 않고 '우리가 남인가?' 하며 발벗고 뛴다.

따라서 대전시장이나 구청장, 그리고 출신국회의원들은 이와 같은 시민의 우려를 씻어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령 고속철도의 대전역 지상화에 따른 정부의 개발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문제는 大田市와 동구청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모두가 나서줘야 한다. 그런데 지금처럼 국회의원들이 '알아서 잘 하겠지' 하고 구경하는 자세는 안된다. 대전시와 동구청도 국회의원들의 지원을 받도록 적극적인 요구를 해야 한다.

대전시장도 대덕연구단지 특구확대문제 같은 것은 대전시민의 간절한 숙원과 대전의 미래를 걸고 있는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국회의원과 대전시가 파워 게임으로 지역발전에 역행하는 일이 벌어지면 시민이 실망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당은 달라도 시장과 지역출신 의원들간의 협의가 긴밀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 <본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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