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학산면 봉림리 미촌마을에 60여 년째 수백마리의 왜가리와 백로들이 찾아와 마을 뒷산을 한 폭의 동양화로 수놓고 있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미촌마을은 백로와 왜가리의 집단 도래지로 매년 2월에는 왜가리가 찾고 3월이 되면 흰 백로들이 뒷산 소나무 숲을 찾아 봄·여름을 나고 처서를 지나 찬바람이 부는 9월 하순경 떠나 이듬 해 다시 찾아 온다.

이렇게 찾아온 왜가리와 백로는 마을 주민들의 오랜 친구이자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리는 봄의 전령사로서 요즘 아침이면 먹이를 구하러 일제히 나갔다가 저녁 해 질 무렵에 집을 찾아 돌아 올 때면 장관을 이룬다.

이 철새들은 영물로서 한번 앉았던 자리에 계속 앉는 습관과 해가 뜨는 곳을 보고 앉는다는 속설이 있고, 많이 날아오는 해는 풍년이 든다고 전해 오고 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에게 주는 피해도 있다.

왜가리들이 마을을 날면서 떨어 뜨리는 배설물과 먹이 찌꺼기 때문에 장독을 열어 놓기가 어렵고,? 독한 배설물로 인해 앉았던 소나무도 고사하여 철새들도 옆 나무로 이동해 가고 있다.

한편, 예전에는 왜가리 알이 뇌졸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속설로 타지 사람들이 왜가리와 알을 수시로 채집해 가 마을 주민들이 보호에 나서기도 했다. 군에서도 지난 95년부터 서식지 반경 1ha를 철새도래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야생조수관측소와 보호망을 설치하는 등 보호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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