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현 뮤지엄 실장

드라마 '야인시대'의 인기와 맞물려 패션계에서도 일명 '주먹 패션'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흰색 와이셔츠에 감색 줄무늬 정장, 중절모와 트렌치코트….

요즘 서울 거리에는 인기 드라마 '야인시대'를 컨셉으로 한 유행에 다소 떨어지는 듯한 복고풍 의상이 인기 상한가다.

특히 파격적인 스리 버튼 스트라이프 더블재킷 정장을 입고 중절모를 쓴 중년 남성들이 눈에 띈다고 한다.

30~40년대 김두한의 모습이 21세기 젊음의 거리에 다시 등장하면서 야인시대가 패션가에도 열풍을 몰고 온 것이다.

50년대 멋쟁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간격이 촘촘한 줄무늬 스트라이프 패턴 양복에 요즘에는 거의 입지 않는 정장용 조끼를 매치한 것이나 구마적이 입어서 눈길을 끌었던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도 쌀쌀한 날씨와 맞물려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참고로 드라마에 등장했던 코트는 어깨에 견장이 들어가고 장식이 많은 밀리터리 스타일이다.

'남자의 머리는 왕관'이라며 머리에 유독 신경을 썼다던 김두한은 특히 중절모를 애용했다고 한다.

가위 모양의 기구로 머리를 지져 다듬는 '고데'를 한 후 당시 중년 남성들이 이용했던 포마드를 바르고 가르마를 탄 후 머리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겼다고 하는데, 김두한(1918∼1972년)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그는 항상 '중절모'를 쓰고 다니는 인물로 묘사된다.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중절모를 여성들까지 즐기고 있고, 양복뿐 아니라 캐주얼 의상에도 함께 코디할 수 있어 젊은 층에도 인기가 높다.

그 밖에도 구마적이 피우던 시가나 수강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무술학원 그리고 게임으로 제작되고 책으로도 발간된 '야인시대'가 그 인기의 여세를 몰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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