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진 사회부장

얼마 전 20대의 젊은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앞으로 살아갈 날도 많도 해야 할 일도 많은 꽃운 나이였지만 그 청년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그가 자살을 한 이유는 돈이었다.

그것도 인터넷도박에 빠져 돈을 조금씩 잃기 시작했고 결국 학생신분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수백만 원대의 카드 빚을 지게 된 것이 원인이었다.

비단 도박 빚 때문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그 청년만은 아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엔 40대 가장이 인터넷 도박으로 돈을 잃자 분신자살 소동을 피우기도 했으며 어떤 젊은 처녀는 도박 빚을 갚으려 술집을 전전하다 몸까지 팔게 된 경우도 있었다.

최근 들어 우리사회에 급속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업종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터넷도박사업이다.

대전지역을 예로 들더라도 하루에서 몇 군데 씩 신규로 문을 열고 있는 실정이며 심지어 어떤 체인점은 동시에 30곳의 PC방형 인터넷도박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터넷 도박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엄청난 수익 때문이다.

하룻밤에도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천만원대에 이르는 수익을 챙길 수 있다니 누군들 하고 싶지 않겠는가. 더구나 이처럼 고수익사업임에도 세금을 제대로 내는 곳도 없고 또 설령 경찰이나 검찰 등 단속기관에 적발이 돼도 대부분 불구속입건에 벌금 몇 백만 원이 고작이다보니 너도나도 도박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품오락실이 사회문제가 됐었는데 경품오락실은 인터넷도박장에 비하면 '건전한사업'축에 속한다.

정부의 양성화 방침에 따라 경품오락실은 문광부의 심을 받은 오락기를 사용하고 역시 문광부에서 인증해준 상품권을 사용하는 등 점차 합법화되고 있는데 반해 인터넷도박장은 심의도 나지 않은 기기와 서버를 사용해 혐금을 지급하고 수수료도 2중으로 받고 있는 것이다.

또 더 큰 문제는 도박성이 강해 불과 몇 분 사이에도 수백, 수천만 원을 넘어 억대의 판돈이 오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까닭에 하룻밤 사이에 종업원들에게 줄 임금 수천만 원을 잃었다는 사람도 나오고 불과 한 시간 만에 수금한 몇 백만 원을 잃었다는 사람도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언론에서 인터넷 도박장의 문제점을 연일 보도하고 있고 일부 사회단체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실태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정작 이를 단속해야 할 단속기관에서는 나몰라라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인터넷 도박장 몇 곳에 대해 단속을 벌여 업주와 도박에 참여한 사람들을 불구속하기도 했지만 극히 일부 일 뿐 대대적인 단속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직 인터넷 도박장의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인력이 모자라서일까?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더 많은 사람들이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하기 전에 검찰과 경찰이 전 역량을 동원해서라도 인터넷 도박장의 폐해를 차단할 수는 없을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보다 소 잃기 전에 부실한 울타리를 손보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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