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형 북부본부 취재부장

25일 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에서는 500여명의 조사(釣師)들이 트로피와 1등 상금 300만 원 등 총 900여만 원의 시상금을 걸고 진검 승부를 벌인다.

충청투데이와 예산군이 주최하는 제4회 예당전국낚시대회는 참여신청을 접수한 지 불과 30분만에 참가자를 마감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예당저수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꾼'들의 축제는 장관을 이루며 가족과 함께하는 새로운 놀이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낚시의 제일 묘미는 쪽빛 물위에 조용히 머리를 내밀고 있는 '찌'를 바라보는 데 있다.

예고 없이 물위로 서서히 올라오는 찌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모든 시름과 번민을 녹이는데 충분하다.

이 같은 긴장속에 실낱같은 낚싯줄의 팽팽한 촉감을 느끼며 낚싯대를 들어 올릴때의 손맛은 전율을 느끼게 하기기에 충분하다.

아마 이런 맛 때문에 사람들은 어렵고 머리 아픈일이 생기면 낚싯대 한칸 둘러메고 물가로 향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낚시 보다는 산행을 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경향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등 정치인들은 고비때 마다 산을 찾아 정치적 진로를 결정하거나 중대결심을 하곤 했다.

24일 충남도지사직을 그만두고 반쪽 정치인에서 완전한 정치인으로 변모한 심대평 국민중심당 공동대표 역시 지난 12일 계룡산에 올라 "지사로서 처리해야 할 중요한 현안들은 마무리했고, 이제는 내가 물러나도 도정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이 성속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40년간 행정을 해 온 사람이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것은 무모한 짓이다. 그렇지만 내가 국민중심당을 창당한 것은 충청인 모두가 주인인 정당을 통해 충청도가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하기위한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월척을 낚아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월척은 무턱대고 낚아지는 것이 아니다.

우선 포인트가 가장 중요하다. 자리를 잘 잡아야 대물을 낚는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무한 투자'가 필요하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끊임없이 밑밥을 주고 미끼를 수시로 갈아주어야 하며 정성을 들여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깨끗히 하고 비우는 것이다.

대물을 반드시 낚겠다는 마음을 굳힐수록 어신(魚神)은 달아나는 법이다.

국중당을 창당, 5·31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심대평 국중당 대표는 낚시의 이 같은 이치를 다시 한번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없어도 도정이 원활히 돌아갈 것"이라든가 "충청인 모두가 주인인 정당" 등의 판단은 도민즉, 유권자들이 하든 것이지 정당의 대표가 쉽게 내뱉을 말이 아니다.

특히 마땅한 후보자가 없어 공직으로 인연을 맺은 '퇴임 공무원'들을 선거판으로 내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2일 공직을 마감하면서 도청에서 열린 임형재 충남부지사의 퇴임식장이 지방선거 출정식장을 방불케했다는 보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도청내에서 특정 정당의 선거출정식을 연상시키는 퇴임식을 한 처사는 백번을 양보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다.

모든 선거에서 엄정중립을 지켜야할 도 공무원들이 이 같은 행태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할지 의문스럽다.

심 대표는 충청도민들을 볼모로 한 이 같은 정치적 모험을 하기전에 조용한 낚시터에서 행정가로서의 지난 40년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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