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첫선을 보인 대전도시철도는 대중교통시스템의 혁명적 변화를 일궈내고 있다. 대전을 경유하는 철도역, 원도심과 신도심을 이어줌으로써 대전 생활문화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하철과 연계한 도보·자전거 출퇴근의 증가나 구도심 상가의 매출 회복조짐 등에서 변화의 조짐을 체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민들을 안전하고 편하게 실어 나름으로써 예견했던 대로 '서민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음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용문화의 측면에서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전동차가 도착하자마자 내리는 승객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끼어들어 먼저 타려고 한다거나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휴대전화 착신음으로 인해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일쑤다. 노약자가 다가와도 앉았던 자리를 선뜻 비워주는 사례가 흔치 않으며 심지어 음료수 캔 등 오물을 좌석 밑에 함부로 버리기까지 한다. 이런 일부 승객의 몰지각한 행위로 인해 모두가 편하고 쾌적해야 할 지하철이 '불편철'로 전략해서야 되겠는가.

공중도덕과 시민질서의식은 선진사회의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요소이다. 지하공간에 위치한데다 이용승객이 많아 혼잡한 지하철의 경우 공중도덕 준수 등의 중요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더욱이 지하철은 대전시민 일상의 모든 것을 집약해놓은 축소판이자 품격을 반영하는 거울이란 의미를 담고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대로는 대전시민 전체가 싸잡아 교양 없는 무뢰배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얘기다. 행정도시 배후도시이자 과학도시, 문화관광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대전 이미지의 엄청난 훼손이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관건이다. 거창하게 시민사회운동이나 캠페인 등을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개개인이 당연히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절을 준수하고, 남을 위한 자그마한 배려를 하는 것만으로도 획기적인 개선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학교와 사회교육, 홍보 등을 통해 올바른 품위 있는 지하철 문화를 일깨우는 노력이 병행돼야함은 물론이다.? 더불어 타기 편하고 쾌적한 지하철로 만들어 가기 위해 이에 걸맞은 예절을 정착시켜나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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