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하철시대 개막]의미와 과제

경부선과 호남선 철도가 교차하고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가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곳, 서울·강원도·경기도·전라도·경상도 전국 어디라도 쉽게 다다를 수 있는 곳, 대한민국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 대전이 날개를 달았다.

교통 1번지라는 수식이 무색하게 정작 도심 교통은 내세울 만한 것이 없었던 대전이 지하철 개통으로 속을 꽉 채우고 명실상부한 국토의 심장부로 우뚝 섰다.

지하 대동맥 도시철도는 대전의 변화를 예고한다.

도심을 동서로 관통하는 지하철은 지역간 균형발전을 이끌어 낼 교량이자 역세권을 중심으로 도심개발에 새 바람을 일으킬 태풍이다.

아직 구간이 짧아(12개역 12.4km) 개통 첫 해인 올해 수송분담율은 1.7%로 저조할 전망이지만 1호선이 완전개통되면 육상교통의 몫을 상당 부분 잠식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하철 효과는 곳곳에 장착돼 있다.1호선 완전개통 후 동구 판암역에서 유성구 외삼역까지 단 40분만에 주파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떨어뜨림은 물론 승용차 대비 5.5배의 에너지 절감효과도 기대된다.

차량이용률이 감소하면 더불어 챙길 수 있는 것이 쾌적한 도시환경.

문화공간의 재편도 지하철의 힘이다. 16일 12개 역별로 펼쳐진 개통 축하공연에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 가능성을 인정받은 가운데 지하철 역사는 대중지향형 예술의 무대를 예약했다.

넘어야 할 산도 만만찮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적자.

시세가 비슷한 광주도시철도의 경우 지난해 1인당 수송원가는 약 3900원으로 대전시에서 책정한 800∼900원의 요금이 턱없음을 입증한다.

대전도시철도공사가 전국 최초로 전 역사 관리와 운영을 민간에게 위탁하고 광고유치, 부대사업에 안간힘을 쓰는 것도 적자를 줄이기 위한 포석이다.

안전운행 담보도 반드시 365일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일이다.

제 아무리 최첨단 전동차라 하더라도 안전운행이 뒤따르지 않으면 무용지물 그 이상이 아니다.

승객의 승하차 안전을 지킬 공익근무요원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도 걸리고 10명으로 구성된 충남경찰청 지하철출장소도 지하철의 불청객 소매치기범 등을 원천봉쇄하기엔 왜소해 보인다.

쉼표없는 운행 또한 종사자들이 시민들과 약속해야 할 당연한 덕목이다.

지하철의 등장으로 시내버스와 택시업계에 불어닥칠 냉기를 수습하는 시스템 보완도 필요하다.

대역사에 마침표를 찍고 무한 질주를 시작한 대전 도시철도의 명과 암, 밝음은 더 크게, 어두움은 더 작게 만드는 운용의 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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